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6월의 장마가 시작되다.
방바닥에 맨발이 쩍쩍 달라붙는다.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나무숲이 새들을 안는다.
여름에 내리는 비는 폭우 수준의 물이 몰아친다.
폭포 아래 서 있는 듯 여름비는 피하기 어렵다.
잠시 비가 멈추더니 하늘로 달이 오르다.
숲으로 숨어든 새를 찾았더니 달에서 미끄러지다.
잠시 쉬어가자.
잠시 숨 돌리며 쉬었다 가자.
우리들이 가는 길은 다 같은 곳이라는 것을 알다.
● 2025년 6월의 셋째 목요일에~~
유동번데기를 샀다.
캔이기에 따서 먹으면 간단하다.
학교 다닐 때 하굣길에 종종 사 먹던 간식이다.
먹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번데기도 귀한 간식이었다.
손수레 위의 구공탄 위 양은솥에 들어 있던 번데기다,
배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번데기를 국자로 퍼서
깔때기 모양으로 만든 누런 종이에 담아주던 번데기다.
이쑤시개를 한 개씩 꽂아주면 번데기를 쿡 찔러 먹었다.
고소하고 맛이 좋던 번데기가 누에고치라는 것을 알고는
어린 마음에 기겁을 하고 한동안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보니 번데기를 파는 곳이 없었다.
우리 집 아이들은 번데기를 먹어보지도 못하고 성장했다.
슈퍼에 가니 유동골뱅이 옆에 번데기 캔도 보였다.
번데기 캔을 사서 손자에게도 한 통을 보냈다.
그랬더니 주말에 번데기를 아주 맛나게 먹었다고 한다.
손자는 안 먹는 것이 거의 없다.
할머니가 만들고 권하면 무엇이든 맛나다고 칭찬을 한다.
손자가 늘어놓는 칭찬에 녹아서 무엇이든 만들어 준다.
시금치, 도라지, 고사리, 더덕, 취나물, 가지나물, 청국장 등
5살의 입맛이 영감님의 입맛이라며 칭찬을 한다.
오늘은 을사년 6월의 셋째 목요일입니다.
장마의 시작이니 건강에 더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평안하고 행복한 좋은 날이 되시길!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유명한 이비인후과다
오랫동안 유명한 병원이라 늘 환자들로
바글거려서 진료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일로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이 없다.
병원이 이렇게 텅 빈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접수를 하고 간호사의 안내 말을 들으니
오늘은 두 분 의사선생님이 진료를 보지 않으시고
다른 곳에서 임시로 오신 선생님이 진료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괜찮으시겠어요?” 라고 물었다.
사람들은 의사를 가려서 진료를 보나보다.
그 덕에 대기 없이 바로 진료를 봤다.
의사선생님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나에게 물었다.
“특별하게 어디 아픈 곳이 있으신가요 ?”
“아니요. 기침이 심해서 진료 받으러 왔어요."
목. 코를 집중적으로 진료하더니
"요즘 기침감기가 유행합니다. 그다지 심하지 않아요.
좋은 약을 처방해 드릴게요.” 라고 말했다.
머리가 백발인 남자 의사였다
남의 병원에 임시로 와서 진료를 하는 의사.
환자들이 없는 텅 빈 병원인데 의사의 마음은 어떨까 !
바쁘지도 않은데 서둘러 진료를 마친 의사의
행동도 많이 낯설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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