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도시의 나무들 속에서 극성스럽게
울어대던 매미들의 아우성이 잠잠해지다.
그러나 숲으로 들어서면 아직은 매미소리가 맴돌다.
숲 속에서는 매미들이 떼 창을 하나보다.
하늘에 걸린 달은 날카롭기만 하다.
이른 저녁 서편 하늘에 올라선 달의 핼쑥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아릿해 온다.
여름이 지나간다.
누구도 아쉽다하지 않을 여름이 지나간다.
해님의 꼬리가 밟히지 않게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좋아하는 것도 영원한 것이 없다.
다 찰나로 스쳐지나갈 뿐인데 영원처럼 느껴지다.
● 2025년 9월의 첫 목요일에~~~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겐 친구가 없다.
초등학교도 서울 복판에서 나왔기에
학교는 삼선동 언덕 밑에 있는데 친구들은 다 없다.
한 반에 70명도 넘는 친구들이 바글바글했었다.
삼선동 5가는 성북구 언덕아래의 한옥마을이다
언덕 위로는 경동고등학교가 지붕처럼 자리했다.
아침이면 검정색 교복을 입은 남학생들이
우리 집 앞을 지나쳐 학교로 오르는 언덕의 한편으로
아주 질서 있게 길을 갈라서 올라가곤 했다.
삼선국민학교는 경동고등학교 담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낙산 밑에 동그라니 자리 잡은 학교였다.
소풍 가는 날마다 비가 왔다.
산 위의 용을 신선들이 건드려서 비가 온다는 낭설도
믿고 살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학교 갈 때마다 친구들을 다 불러 모았다
우등생이 되지는 못해도 결석은 절대로 안 된다는
엄마의 말씀은 법이며 칼날이었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나의 지인들은
아직도 시골에 가면 친구들을 만난다고 한다.
나이가 70살이 넘었어도 만나면
아이들처럼 왁자지껄 한다고들 즐겁게 이야기한다.
내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나!
학교근처 낙산 아래로 아파트가 빡빡하게 생겼다.
남동생이 있을 때엔 둘이서 학교 등나무 아래에
종종 함께 앉아 있기도 했었다.
오늘은 을사년 9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새벽 창으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 9월입니다.
아직 한 낮엔 더위가 머리위에 있으니
건강에 더 신경 쓰시는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늦은 점심을 먹다.
밖에 나가면 끼니를 놓치고 다닐 때가종종 있다.
밖에서는 마땅히 먹을 것도 없다.
그런데 도곡동 은광여고로 올라가는 입구에
전주콩나물 국밥집이 생겼다.
콩나물국밥은 아주 단순한 메뉴이지만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국밥으로 사계절 먹을 만하다.
콩나물국밥에 만두 두 개가 숨겨져 있다.
썩 어울리지는 않지만 만두를 좋아하기에
시켜서 먹었다.
전주콩나물국밥도 세월에 따라 변화하나 보다.
늘 궁금한 것이 있다.
내가 조리하는 콩나물국의 콩나물은
늘 바짝마른 콩나물이 되는데
콩나물국밥집의 콩나물들은 장군처럼 힘이쎄고
통통하여 콩나물 나무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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