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들기/요리도 예술
미역국 라면.
유쌤9792
2020. 12. 22. 05:11
생일 낮에 끓여먹다.
내가 먹을 것이 아니라 울 엄마가 드셔야 할 미역국.
엄마는 미역국을 아주 진하게. 푸짐하게 끓이셨다.
가마 솥 가득하게 미역국을 끓여 놓고
겨울 날의 보약처럼 식구들에게 주셨다.
식구들은 엄마의 미역국에 어떤 불만도 없이 겨울을 즐겼다.
삼천포에서 올라 온 미역에 소고기보다 문어를 넣어
끓인 미역국은 국물이 더 뽀얗고 맛이 깊었다.
엄마는 서울 토박이고 아버지는 진주 토박이셨다.
엄마가 아버지의 입 맛에 맞는 요리를 만드시느라
많이 힘이 드셨던 것 같다. 경상도 음식.
간이 강하고 맛은 뭐 특별한 것이 없이 해물을 많이 사용했다.
특히 문어는 제사상에도 올라가니 아주 중요한 식자재였다.
삼천포에서 올라 온 문어가 우리 집의 빨래 줄에 매달려
사시사철 일광욕 중이었던 것도 생각이 난다.
우리의 귀한 겨울 간식으로 질기디 질긴 문어 다리를 물고
놀다가 동네 친구들이 문어 다리를 먹고 싶어하면
서슴없이 내어줬다.
온 동네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문어 다리를 물어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 ㅋㅋㅋ
미역국 라면에 두부와 계란을 넣고 끓였더니 맛나다.
울 엄마가 보지도 못한 식자재가 많다.
미역국 라면도 좋아하셨을 듯하다.
아버지는 아마도 저 미역국 라면에도 문어를 넣어달라
하셨을까. !!!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