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3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이곳저곳으로 봄이 내려앉다.
하루 종일 물 조리개로 물을 뿌려대는 듯 쉼 없이 비가 오더니
바짝 마른 나뭇가지 끝으로 송곳처럼 뾰족한 싹이 트고 있다.
봄이면 연 초록의 새 순이 나무 가지를 덮을 때가 가장 예쁘다.
매일 보는 나무, 산, 동네의 작은 동산 속의 새들도 모두 예쁘다.
나무의 겨드랑이를 찾아 집을 짓는 새들도 기특하고 예쁘다.
봄볕이 골고루 온기를 나누어 주는 숲에 나도 조용히 서다.
내가 나무가 되고, 나무가 내가 되도록 미동 없이 볕의 온기를 즐기다.
언제나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임을 기억하자.
● 신축년 3월의 첫 목요일에~~~
동네의 점포 여러 개가 신축년이 시작되고 문을 닫았다.
초등학교 앞 문구점, 청년들이 하던 빵 집, 작은 규모의 여러 학원들,
그리고 동네에서 24시간 불을 밝히고 배달을 하던 슈퍼도 문을 닫았다.
어쩐지 문 닫기 전 가게마다 <포인트 다 사용 하세요.>하기에
평소와 다르게 포인트를 챙겨주며 너무 친절하다고 생각 했더니만
이내 문을 닫고 문 앞에 <임대 합니다.>하는 붉은 글자의 광고지가 붙었다.
문을 닫은 자리엔 어떤 가게가 다시 채워지고 동네의 분위기가 달라질까~~!
우리 동네는 시골동네처럼 빌라, 주택, 아파트가 골고루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주변엔 100년이 넘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성벽처럼 포진되어 있기에
학교를 따라 학원들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노란색 학원버스가 아이들을 수시로 실어 나르고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하교 때 아이들을 기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로 진풍경이다.
코로나가 길어지니 우리 동네 풍경도 바뀌고 있다.
언제가 되어야 예전처럼 이웃들하고 거리감 없이 다시 가깝게 지낼 수 있나~~!
정월보름날 달무리 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 우리가 예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게 해 주십사고~~~!! >
오늘은 신축년 3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봄바람이 등을 밀어 우리에게 산책하라 합니다.
봄바람에 너무 마음 풀어 주지 마시고 건강 잘 챙기셔요
오늘도 행복한 좋은 날이 되시길~~!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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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도 되는 물건인데도
혼자서 생각하는 <의미>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이 종종 있다.
작은 헝겊매트.
운동을 할 때 바닥에 깔 것이 마땅하지 않다고 하기에
남동생에게 헝겊 매트를 사서 줬는데
그 위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매트가 헤져서 사용불가라며
나에게 가져왔고 그래서 나는 매트를 새로 사서 동생에게 줬다.
동생은 막내라 무엇이든 필요하면 나에게 명령하듯 조르면
나는 엄마처럼 동생의 응석을 평생 받아주며 살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의 모습이 보이던 동생이지만
내 앞에서는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렸다. ㅋㅋㅋ
동생이 사용하던 매트를 내가 <심 봉사의 누더기 두루마기>처럼
만들어서 사용했다. 그런데 오래되니 곳곳이 헤어져 솜이
튀어 오르기에 다시 옷감을 덧대어 바느질을 하고 있다.
동생이 세상을 뜬지도 두 해가 되고 있다.
녀석이 사용하던 물건이라고는 달랑 저 매트 한 장 뿐이다.
그 매트를 버리지 못하고 바느질을 하면서 동생 생각에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매트의 바느질이 완성되면 동생에게 자랑을 해야 하는데
녀석이 없으니 바느질을 해도 신이나지 않는다.
녀석이 저 매트의 완성을 본다면 리엑션 강하게
“누나는 역시 최고의 예술가네. 멋있네 멋져. !!”했을 거다.
어려서부터도 녀석을 놀리려고 내가 뻔한 거짓말로 속여도
동생은 누나 말이라면 무조건 믿으며 속아 줬다.
추호의 의심도 갖지 않던 녀석은 언제나 내편이었다.
올 해도 동생네 집의 목련꽃이 우리 동네에서 제일 먼저
환하게 피겠지 ..., !
매년 봄이면 동생 집 창 앞에서 하얀 파도처럼 넘실대던 백목련,
내 동생은 가고 없어도 목련은 올 해에도 탐스럽게 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