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억 속으로

노을은 늘 쓸쓸해

유쌤9792 2021. 3. 24. 10:26



어디에 있든 노을이 내려 앉는 시각은
가슴으로 바람이 지나가는 듯하다.

어릴 때엔 엄마의 저녁 반찬이 기대가 되어
우리 집 대문이 보이면 집으로 향해 달리느라 흙먼지를 일으켰다.

내가 좋아하던 꽁치. 고등어 구이의 냄새를 따라서달려 대문으로 들어서면
엄마가 웃으며 하시던 말
“넌 어찌 매일 뛰어 다니니? 성질이 벼락이구나.
생선은 제일 큰 도막은 네 것이니 천천히 들어오너라 !”하셨다.

결혼 후 남편은 생선을 입에도 대질 않았다
생선의 비린 냄새가 참기 힘들어 어려서부터도 먹질 않았고 한다.
그래서 나도 생선 요리를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먹일 생선 요리는 낮에 미리하고 집안 환기에 난리었다

남편과 살면서 그렇게도 좋아하던 생선을 서서히 멀리하게 되었고
이제는 생선요리를 먹고나면 속이 불편하니 요즘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어떤사람과 함께 사느냐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변화되는 것이 많다.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사는 모습도 달라진다.

내 부모와 함께 산 세월보다 남편과 함께한 세월이 더 길다.
해내림을 바라보면 꼭 우리의 삶처럼 아름답기도 처연하기도 하다.

< 후배 민선생이 찍은 구봉동의 낙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