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7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여름이 시작 되니 나무들이 훌쩍 더 성장 한 듯하다.
키 작은 나무들은 발 돋음으로 해를 따라 다니더니
머리 위에 모자를 씌워주던 나무들이 쑥 자라니
키 작은 나무들도 제 각각 자리를 잡아 의젓한 모습들이다.
나무들이 더위에 지쳐 어깨를 축 늘어뜨리면
소나기가 갑작스런 물 폭탄으로 나무들의 속살까지 안마를 해 주다.
비개인 하늘을 보며 나무 밑에 섰다간 바람이 흔들어 댄 나무의
물 폭탄으로 나도 종종 물에 빠진 생쥐 모습이 되다. ^^*
● 신축년 7월의 첫 목요일에~~~
수요일이면 묵언의 약속으로 손자를 보러 금화마을 행 버스를 탄다.
붉은 색의 광역 버스로 우리 동네에서 타면 몇 정류장 지나
경부고속도로로 시원하게 달리면 30분 안에 딸의 집에 도착한다.
버스 전용차선으로 달리니 버스들 옆의 거북이 닮은 승용차들을 보면
<역지사지>가 되지 못하고 혼자 즐거워한다.
오늘은 나의 건망증으로 버스 옆자리에 양산을 두고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손이 이상하게 허전한 듯 했지만 손자 볼 마음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딸네 집으로 가서 점심도 먹고 손자와 잘 놀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문득 <양산>생각이 났다.
양산은 딸이 대학 다닐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나에게 선물한 것이다.
내가 갖게 된 최초의 양산이라 아끼면서 10년 정도 사용했다.
내가 양산을 너무 아껴 쓴다고 딸이 종종 하는 말이
<엄마~~! 아끼지 말고 쓰셔요. 나중에 내가 더 좋은 것 사드릴게요>했다.
내가 버스에 양산을 두고 내렸다고 하니, 딸은 나에게 듣기 좋은 말을 했다.
<엄마~! 양산과 우산은 그렇게 두고 내려 잃어버리고 그러는 것이 맞아요.>
딸은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이기에 딸에게 내가 늘 한 수를 배운다.
딸이 사준 양산이라 잃어버리면 안 되기에
서울로 오는 길에 버스에서 내가 탔던 버스회사로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그 양산이 버스 <분실물 박스>에 있다고 찾아 가라고 한다. ^^*
5001-1번 광역버스는 강남역에서 용인의 명지대까지 오고가는 버스다.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해 줬기에 내가 버스회사 사무실로 간다고 했다.
오래 사용한 양산이라 볕에 빛이 바래고 우산에 달린 장식도 닳았지만
나에겐 너무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 양산이라 찾게 되어 다행이다.
버스 사무실에 다시 전화를 걸어 <금요일>에 찾으러 가겠다고 했다. ^^*
오늘은 7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더위가 이미 시작 되었지만 그래도 아침저녁은 시원하지요.
항상 건강 잘 지키기 약속해 주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여름엔 바다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하는데~~!
발목까지만 바다에게 허락하여도 더워도 더운 줄 모른다.
언제가 되어야
저 바다를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영국 본머스 해변을 그리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