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억 속으로

비가 오는 날이면~~~`

유쌤9792 2007. 3. 31. 22:33

 

 

★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펜과 잉크, 마카펜으로 그린 그림.



후 두둑.......,,,,,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이에 빗방울이 얼굴을 치며 떨어진다.


내 가방엔 삼백예순날 넣고 다니는 작은 우산 한 개가 들어있다.


조금씩 떨어지는 비에는 좀처럼 세상 구경을 할 수 없는 빨강색의 삼단우산.


예전엔 작은 몸이라(?)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서 있어도 그 비를 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비를 피해 어느 곳으로 숨어도 비가 나만을 따라 다니는 듯하다. ^^*


봄을 재촉하는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일들이 많다.


늘 하늘 가까운 나무 위에만 있어 세상이 궁금하였을까?

혜화동화실 앞 플라타나스 나무에서 우루~르 우박이 떨어지듯 땅으로 곤두박질치던

털이 북실북실한 초록 몸의 검은 점박이 송충이들이~~생각난다.^^*


작은 스케치북 하나를 우산처럼 머리에 달랑 얹고,

비 내리는 거리를 향해 달리기 보다는 여유 있는 느림보 걸음으로,

아주 폼 나게 걸으면서 우산을 씌어줄 머슴아를 기다리기도 했지만,

그 예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영화나 소설 속과 같은 일은 생기질 않았다.^^*


후~~두~~득.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여러 가지 기억들이 그림처럼 스쳐 지나간다.


아직도 한옥 집 처마 밑에 서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소녀가 있고,

빗방울의 흔들림 때문에 나무로 부터 버림받아 공중 곡예사가 된

검은 땡땡이 무늬의 송충이들을 기다리는 거리의 청소부가 있다.


그리고 기억 속의 한 자락을 잡고 있는 아주 멍하게 너무나 착하고, 겁 많던(?),

첫 사랑이라는 라벨을 가슴에 달고 있던 머슴아가 있었다.


<첫 사랑의 그녀를 업어주고, 옷 속에 숨겨주고, 우산의 전부에 감추어 주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게 조차도 그녀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있다.


그녀를 <아직도 아련한 마음으로 사랑한다면서~>

추억 속의 그 마음으로만 이겠지만 아직도 우산의 전부를 내어줄 수 있다는 남자.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그 사랑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이 아리다> ^^*

 


이렇듯 비가 오면 해 묵었던 기억들이 빗방울을 따라 되살아난다.


그러기에 비오는 봄날이면~추억의 노랑나비를 따라 어디론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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