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891

2025년 3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바다로 바람이 지나간다.바람이 만드는 길은 명주실처럼 가늘기도 하고때로는 부둣가의 밧줄처럼 억세고 무겁다.   바위 위에 올라앉은 새는 어떤 바람을 몸으로 감아 내리고 있는 것일까~!   하늘로는 붉었던 태양이 죽어가고 있다. 봄을 불러오는 바람의 힘이 부족한가보다.   봄은 육지에서부터 시작되어 바다에 이른다.겨울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바다가 슬프다.     ● 2025년 3월의 첫 목요일에~~   은행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으러동네 분식집엘 들어갔다.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분식집이라서인지초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바글거렸다.   분식집의 두 여사 분은 아주 신나게 일을 한다.분식집에 드나드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기억해서 아이들 이..

2025년 2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 그림설명: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등을 밀어주는 볕은 따사롭다. 골고루 볕이 닿는 곳마다 봄인가 착각이 든다.   봄을 부르는 바람은 차갑기만 하다. 나무의 옷을 다 벗기던 바람이 봄볕을 끌다.이미 봄 준비를 마친 자연은 기지개를 켜면서 봄비를 기다린다고 말 하는 것 같다.   새는 나무 밑에 서서 나무에게 말을 건다. 바라는 것이 없을 때, 그 때가 진정한 삶이라고 !   짧게 살다가는 새가 나무에게 아는 척을 하는 중이다.       ● 2025년 2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지난주엔 내내 무기력증이 생겨서 하루 종일 누어있기만을 했다.   남편의 출근도 보지 못한 채 아침 식사를 대충 마친 다음엔 침대에 눕기가 바빴다.   거의 일주일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

2025년 2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겨울하늘을 붙잡는 붉은 노을이 너무 짙다. 거리를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은 차갑다.   봄을 부르는 바람은 너무나 뾰족하여 목을 감싸도 손을 주머니에 넣어도 따갑고 시리다.   하늘을 처절한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노을도 순식간에 사라져 어둠이 내리려한다.   넝쿨나무 끝에 매달린 눈꽃이 떨어지니 새들은 하염없이 바라보다.   우리는 알고도 알지 못하고도 기다리는 것이 많은데 무엇을 기다리는가!     ● 2025년 2월의 셋째 목요일에~~   일주일에 한번은 동네 도서관엘 간다. 주말엔 도서관의 열람실에 앉을자리가 없다.   비교적 잘 꾸며진 열람실이라 자리를 잡고 앉으면자리가 쉽게 나질 않는다.그래서 책을 빌리면 서둘러 도서관을 빠져나온다,   주..

2025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이 간다고 하니 나무는 아직 아니라고 한다. 덩치가 큰 나무는 한 곳에서 오랜 세월을 살았다. 나무는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우리 동네에는 나이 많은 나무들이 많다.비바람이나 눈보라가 쳐도 수령이 많은 나무들은 끄덕도 하지 않은 채 비도 눈도 다 나무가 안는다.   아파트의 재개발 말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쓰리다.작디작은 묘목에서 시작하여 동네의 터주가 되었는데 세상이 너무 빠르게 스치듯 흐르니 남겨지는 것이 없다.   작은 새는 비바람을 피해 나무의 겨드랑이에 안겼다.   나도 가끔 수령이 오래 된 나무에 기대어 서서 나무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려 숨죽이고 귀를 대본다. 느리게 아주 천천히 뛰는 나무의 심장소리는 ..

2025년 2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일 년의 시작인 1월도 주춤거리다가 잃어버렸다. 새 마음을 일 년 내내 지니고 살았던 시절도 있었다. 아이들을 양육할 때엔 삶의 순간 모두가 기도의 화두였다.   석탑을 그리고 소망을 석탑 안에 살며시 넣어두고 어느 석탑 안에 넣어 둔 소망이 이루어지나 기다렸던 그런 시절도 지나갈 것 같지 않았다.   이제는 석탑을 그려도 어떤 소망도 담지 않는다. 소망이 없음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이제는 매일 매일을 마지막처럼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짙게 담고 있다.   세상을 평온하게 떠나는 사람들을 볼 때 부러워하는 내 자신을 발견 할 때마다 마음이 바빠진다.   나는 잘 살아내고 있는 가 ~~!       ● 2025년 2월의 첫 목요일에~~   1..

2025년 1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온 세상이 백색으로 눈부신 날이다.나무들에게나 언 땅을 소복하게 덮은 눈은 선물이다.   아직 추위 때문에 세상으로 나 올 엄두를 내지 않지만 자연의 구석구석에서는 봄을 향한 준비를 열심히 한다.   새들은 겨울 태양을 향해 나르고 언 땅위의 집들에선 저녁밥 준비로 부산하다. 어느 곳에 있든 해 내림 시간엔 누구나 다 고독해진다.   겨울의 꼬리는 갈고리 같은 바람을 달고 다닌다. 바람의 갈고리에 걸리지 않으려 낮은 자세로 산다.   겨울도 지나면 그리움으로 남겨지고 말 것이다. 살아내는 일은 그리움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일이다.     ● 2025년 1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우리는 식구가 다 모여야 5명이다.   영국사는 아들과는 아..

2025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 바다를 본 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동네 터미널에서 버스만 타면 내가 사는 곳의 근처인 어느 바다든 쉽게 볼 수 있다.   홀가분하게 훌쩍 떠났다가 돌아오길 즐겼는데 이제는 집의 문 밖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내가 집안에서 뒹굴기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   바다를 곁에 두고 원 없이 함께 하던 시간의 기억이 희미해진다.   내가 두고 온 본머스의 바닷새들은 다 잘 있을까!새우깡을 줬더니 받아먹지 않던 본머스의 바닷새들.녀석들의 자존심도 정말 영국적인 듯했다.   어디든 한 번 떠나오면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 2025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남편은 허리가 아파서 여러 날 출근을 못했다.추위가 심한 날 출근길에 차에..

2025년 1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자연은 새로운 만남을 위해 속내까지 남김없이 다 털어내는 중이다.   가을의 한 계절 동안 들판을 점령하던 풀들은 세상에 제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었나보다.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던 갈대와 억새들이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겨울 들판에 홀로서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나보다.   속없이 맑은 하늘은 호수처럼 아름답다. 서둘러 나온 달에 걸 터 앉은 새의 그림자가 보이다.   혼자보다는 둘이 외롭지 않다고들 하기에 자기와 닮은 그림자에게도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여 슬프다.     ● 2025년 1월의 셋째 목요일에~~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예전에 방영한 드라마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한다.   매 주 기..

2025년 1월의 두 번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새해가 시작 되었는가 했는데 벌써 두 번째 주가 시작되고 날씨는 겁나게 춥다.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라고살아보니 엄마의 말씀 중 틀린 것이 거의 없다.   겨울 하늘의 해 내림 시간은 너무 짧다어두운 붉은 빛 노을의 길로 반짝이 은하수가 흐르다. 달에 올라앉은 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는 가~!   젊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자연 현상들이 나이가 들어가니 너무 세세하게 보이는 것이 놀랍다. 눈도 귀도 어두워지는데 마음의 눈과 귀는 예민해지다.   늘 같은 세월의 흐름에 앉아 있으면서 내 앞에서 흐르는 시간은 조금씩 다르길 바란다.     ● 2025년 1월의 두 번째 목요일에~~   한 동안 생각에 잠겨 밤하늘을 바라보며 울었다. 5살이 된 손자의..

2025년 1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금빛의 나뭇가지로 새해의 소망과 염원을 달았다. 아주 평범하게 살아내는 것이 더 어렵다.   오래 알고 지내온 지인들이나 가족들의 염원도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이나 몸짓만으로도 알아내는 신통력이 나에게도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일이든 조금씩 여유 있게 기다리는 것이다.살아오면서 수없이 반복해서 해 본 것들이 더 많으니 서둘지 말고 너무 기대하며 흥분하지 않기다.   세상은 아직 해오름 전이라 암흑이지만 새해의 해도 황금빛으로 하늘위에 올랐고 새들도 순백의 청순함으로 우리들을 기다리다.   기다림은 지침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것을 알자.     ● 2025년 1월의 첫 목요일에~~   을사년이 활짝 열렸다.   내 후배들도 이제 거의 다 환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