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5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5. 1. 23. 11:45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 바다를 본 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동네 터미널에서 버스만 타면

내가 사는 곳의 근처인 어느 바다든 쉽게 볼 수 있다.

 

홀가분하게 훌쩍 떠났다가 돌아오길 즐겼는데

이제는 집의 문 밖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내가 집안에서 뒹굴기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

 

바다를 곁에 두고 원 없이

함께 하던 시간의 기억이 희미해진다.

 

내가 두고 온 본머스의 바닷새들은 다 잘 있을까!

새우깡을 줬더니 받아먹지 않던 본머스의 바닷새들.

녀석들의 자존심도 정말 영국적인 듯했다.

 

어디든 한 번 떠나오면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2025년 1월의 넷째 목요일에~~

 

남편은 허리가 아파서 여러 날 출근을 못했다.

추위가 심한 날 출근길에 차에서 허리를 쭉 피는데

갑자기 뚝하면서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운동이라고는 숨쉬기가 전부인 남편이다.

결혼 때보다도 몸무게가 덜 나가니 많이 말랐다.

 

시모님이 계셨더라면 아들은 갈수록 마르고

나만 살이 찐다고 눈을 흘기셨을 것이다.

 

남편은 평소에도 생활 자세가 바르지 못하기에

종종 허리가 아파서 고생을 한다.

 

소파에 구부정하게 앉기. 누어서 티브이 보기.

침대에선 한 자세로 누어 긴 시간 유트브 보기 등.

불량한 생활 태도에 일침을 가해도 잠시일 뿐.

허리 통증은 단연코 자세불량이 원인이다.

 

아프면 한의원에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으라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를 않는다.

내가 약 발라서 마사지 해주고.

동네 약국서 약을 사다주고 파스 붙여주고.

그리고 먹고 싶다는 파 닭을 배달시켰더니

환하게 웃으며 초등학생처럼 너무 좋아한다.

 

먹는 것도 조금씩 먹으니 파 닭도 여러 날 먹어야한다.

 

남편이 늘 해온 재활용과 쓰레기 버리기를 못하니

내가 여러 번이나 밖으로 나갔다 왔다.

둘이 살아도 각자 하는 집안일이 있는데

고작 며칠을 아픈데도 나 혼자 독박을 쓰는 것

같아서 너무 불편했다.

 

재활용과 쓰레기를 버리고 온 나를 보며

남편은 아주 미안해했다.

오늘은 많이 나았다면서 점심식사 후

설거지를 말끔하게 했다.

 

하루 세끼를 정성껏 만들어 대령을 했더니

감동이라 한다.  

 

둘이 살면서 한사람이 아프면 같이 아픈 것과 같다.

나이가 드니 자기 몸 관리는 스스로가 잘해야 한다.

 

오늘은 을사년 1월의 넷째 목요일입니다.

 

감기, 독감 조심하셔야 합니다.

아프면 나만 힘들고 슬퍼요. 오늘도 힘차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둠은 해 내림을 재촉한다.

 

겨울의 해 내림은 더욱 더 사람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자연의 행동은 일순간에 흡수하는 어둠에도 공평하다.

 

겨울밤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사계절 어느 날의 밤도 유난스럽지 않다.

 

어느 계절이나 낮도 밤도 다 같을 터인데

늘 마음이 이리저리 변덕을 부리니

중심잡기 어렵다.

 

(민샘에게서 해 내림의 사진이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