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부리기 381

900년의 느티나무와 봄

우리 동네 아파트 안에는 900년을 살아낸느티나무가 있다. 아파트를 공사하면서 죽을 뻔했는데나무가 살아내길 희망한 이유로 아파트 안에 턱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봄이 휘몰이가 되어 동네를 들쑤시고 있다. 그런데 900년의 느티나무는 좀처럼 잎을 터뜨리지않은 채 버티고 있다. 아 ! 봄엔 꽃잔치가 먼저지. 이파리는 나중에 터져나오지. 공연스레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나 보다. 죄송해요. 느티나무님.

투정 부리기 2025.04.06

눈과 해내림의 하늘.

은성중학교 운동장이 눈으로 하얗게 바뀌었다. 학생들이 겨울방학이라 학교도 정적이다. 아이들이 눈 덮인 운동장에서 놀아야 좋은데 학생들이 없는 학교는 섬보다 외롭다. 몇 년 전 눈앞의 빌딩들이 없을 때에는 해내림의 하늘은 신이 만드는 예술작품이었다. 높은 건물들이 해와 나를 방해하다. 변하지 않는 해내림인데 주변 풍경이 자꾸 변하기에 답답하다.

투정 부리기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