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891

2024년 10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바람이 몰고 다니는 빗방울에 찬바람이 들었다.   자연의 일부는 여름의 더위와 화려했음을 잊지 못하고 비를 피해 고개를 돌리려하지만 가을을 몰고 오는 비는 어디에나 골고루 내리다.가을과 손잡고 다니는 겨울은 빨리 자리를 바꾸자며 서둘다.   산책하는 한낮에는 아직도 더위가 느껴지다. 그러나 해가 안면몰수하고 어둠 속으로 숨으면 찬바람의 기운에 목덜미가 서늘해지다. 꼭 감기에 걸리기 아주 좋은 상태를 마주하게 된다.   요즘엔 매일 산책을 한다. 곧 추위가 시작되고 하루의 해 길이가 짧아지면 이런저런 핑계 거리가 생겨 문 밖으로 나가길 주저하게 될 수도 있기에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내가 일수 돈에 도장 찍 듯 걸으니 새도 따라 걷다.     ..

2024년 10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계절은 때가 되면 요란하게 시작하고 슬그머니 빠져 나간다.   한 절기에 사절기의 날씨가 요동쳐도묵묵하게 받아들이고 사는 인내심도 생겼다.   자연 속에서 제 각각의 다른 생성과 소멸에도 부러워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으며 탓하지 않는다.   새들은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나르며 세상의 소식들을 야무지게 물어다 나무에게 알려주는 듯하다.       ● 2024년 10월의 둘째 목요일에~~   걷기 좋은 날씨가 시작되다.   등에 볕과 가을바람을 업고 동네의 후미진 곳까지 발 도장을 찍다.   한 동네에서 오래 살았어도 늘 다니는 곳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다녔기에 모르는 곳도 많다,   걷다 보면 막다른 골목에 들어..

2024년 10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한 낮의 볕은 아직 뜨겁다. 달력은 10월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   성질 급한 나무들은 바람과 상관없이 나뭇잎을 다 떨구고 있다. 아직은 여름차림으로 낮과 밤의 구분 없이 살고 있다.   가을은 황금색도 아니고, 황토색도 아니다. 가을은 무지개 색 모든 빛을 감추었다가 토해낸다.   나뭇잎을 미리 떨구어 낸 나무로 새가 앉았다. 여유로운 몸짓으로 기지개를 펴다. 몸을 숨길 나뭇잎이 없기에 새의 자태가 또렷하다.   새들은 벌써 지난여름의 소요했음을 그리워하나보다     ● 2024년 10월의 첫 목요일에~~   추석이 지나고 양평(별 그리다)으로 성묘를 다녀왔다. 시부모님 두 분이 영면하고 계신 곳이다.   시부님이 먼저 떠나시고 몇 년..

2024년 9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나무들도 옷장 정리를 마쳤는지여름의 갑옷을 버리고 수수한 옷으로 바꾸다.   아주 겸손하고 수수해 보이는 변화다. 나무들도 계절마다 한 치의 오차 없이 변하다.   종종 혼자가 되는 새는 나무의 변신에 놀라다.숨을까, 어우러질까 망설이는 중인가보다.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일 뿐인데 우리는 종종 하나가 되려고 고집을 부려본다.   나무가 변신을 해도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모르는 척 해 주는 것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는 것도 사랑이다.     ● 2024년 9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우울한 마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안개처럼 스며든다고 한다.   아주 긍정적인 것처럼 명랑 쾌활하게 사는 사람의 우울증은 푸른빛의 겨울 안개..

2024년 9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어릴 적 살던 동네로 드는 길의 한가운데 아주 큰 정자나무가 있었다.   무슨 나무였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길모퉁이를 돌면 한옥 집들의 지붕위로 보이던 나무는키가 너무나 컸기에 동네의 어디서나 보였다.   왈가닥이었던 나는 그 나무 위에 올라가는 것이 두고두고 소원으로 남았다.   어릴 때에는 힘이 모자라 나무에 오르지 못했고 나이가 들어서는 부끄러워서 오르지 못하고이제는 그림으로 남겨 마음으로 나무에 오르고 내리고 하다보면 진짜 나무에 오른 것처럼 온 몸이 뻐근하다.  명절 즈음엔 어릴 적 살던 동네를 한 번씩 돌아본다.남동생이 있을 때엔 늘 함께 돌아보곤 했다. 아직도 한옥집들이 옹기종기한 동네이기에 좋다. 세월이 오래 지났어도 많이 변하지 않는 동네..

2024년 9월의 둘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림 그림   바다는 이주 조용한 울림의 위안이다. 바다의 새들은 꿈과 희망과 절망을 물고 있다. 거꾸로 바라보는 세상이나 바로 보는 세상이나 큰 차이가 없음을 새들은 알고 있나보다.   내 마음이 헛헛해져 구멍이 생기려 할 때면 바다를 그리는 것 같다. 엄마와 아버지를 바다로 보내 드리고 오던 날 아주 오랫동안 하늘을 바다로 알고 울었다.   그림바다를 보고 있어도 파도소리가 들린다. 내 그림의 바다에는 엄마와 아버지의 마지막이 담겼다.   가문의 종손인 아버지와 엄마를 선산의 땅이 아닌 바다로 보내드린 나의 고집을 후회하지 않는다.       ● 2024년 9월의 둘째 목요일에~~   나와 남편은 떡국을 많이 좋아한다. 연휴가 길거나 우중충한 날에는 늘..

2024년 9월의 첫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 재료로 그린 그림 아주 오래되고 큰 나무 밑에 서면 나무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땅 속에 너무 오래 있었기에 세상을 알고 싶다면 뿌리들이 흙 위로 고개를 디밀고 올라오다.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람이 뜨개질을 하다. 찬바람이 나무의 몸으로 스며들면 겨울이 시작되다. 나무들은 긴 잠으로 빠져들고 나와 새는 나무의 긴 잠이 끝나길 기다릴 것이다. ● 2024년 9월의 첫 목요일에~ 데팔 라이트무선 청소기가 말썽이다. 그 동안 묵묵하게 제 할 일을 잘하기에 일주일에 두 번은 목욕을 깨끗하게 시키고 볕에 말려 새로운 내장을 공급해주곤 했다. 그런데 2년을 거의 매일같이 사용했더니 한 번 충전이 된 후 온 집을 청소하던 것과 다르게 충전이 30분 동안 지속이 되는 것..

2024년 8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800년도 넘게 한 자리에서 살아내고 있는 도곡동의 느티나무 머리 위로 또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채곡하게 쌓여 800년이라니 그 세월의 깊이와 길이가 상상이 가질 않는다. 내가 처음 본 느티나무는 허허벌판에 우뚝 서 있었다. 그래서 우리 동네 어디에서도 아주 잘 보였다. 찬바람이 느티나무의 잎을 흔들면 나뭇잎들은 긴 세월과 상관없이 시간의 두려움에 부르르 떤다. 머잖아 느티나무 축제가 거창하게 펼쳐질 것이다. 가느다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느티나무에는 오색의 헝겊들이 달려 나붓거릴 것이고 사물놀이에 흥을 키우며 많은 사람들이 느티나무의 존재를 알아채는 시간이 곧 돌아 올 것이다. 아파트 숲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느티나무이지만 일 년에 한..

2024년 8월 넷째 목요일에~~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그림   바다 위로 흘러내리는 달빛은 늘 여유롭다.   바다는 이미 여름과 작별을 시작했다. 하늘은 푸른 바람을 가득 움켜잡고 있다.   여름바다를 보러 가기 위해 나섰다가 바람이 가로 막아 주춤거리고 있다.   달도 바람에 밀려 바다만 애처롭게 바라보다.     ● 2024년 8월 넷째 목요일에~~   앉아있는 구도가 너무 멋지다.동강 변 바위와 찰떡궁합의 모습이다.세 마리의 까마귀. 무엇을 하는 중일까 !!!?내가 즐겨 그리는 까마귀다. 문득 고구려의 새인 삼족오가 생각난다.아름다운 검은색의 머리에 붉은 눈의 까마귀.(영월의 지인에게서 온 사진)    오늘은 갑진년의 8월 넷째주입니다.   이름은 예쁜 태풍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 바람의 피해 없..

2024년 8월의 셋째 목요일에~~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막바지 더위에 모든 것이 땅바닥으로 누우려한다. 마을의 집들도 나무들도 더위에 지쳤다,   붉은 태양은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으려는지더위의 막바지로 오르다,   태양을 향한 새들은 무엇이 궁금한지 태양의 주변으로 오르락내리락 분주하다.   마을로 홀로 뜬 달은 푸르뎅뎅하다. 마을의 담벼락 밑에서 숨죽이며 때를 기다리는 풀벌레들은 어쩌란 말이냐~~!   아버지의 걱정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오다.     ● 2024년 8월의 셋째 목요일에~~   포이동 사거리의 풍경.찻길로는 대모산이 한 눈에 보인다.도로면은 작은 숲으로 조성되어 있기에다른 지역보다 시원하다.   우리 집까지는 걷기도 좋고 버스를 타면세 정거장의 거리다.날씨가 시원해지면 걷기 좋은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