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8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8. 29. 11:01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800년도 넘게 한 자리에서 살아내고 있는
도곡동의 느티나무 머리 위로 또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하루가 채곡하게 쌓여 800년이라니
그 세월의 깊이와 길이가 상상이 가질 않는다.
 
내가 처음 본 느티나무는 허허벌판에 우뚝 서 있었다.
그래서 우리 동네 어디에서도 아주 잘 보였다.
 
찬바람이 느티나무의 잎을 흔들면 나뭇잎들은
긴 세월과 상관없이 시간의 두려움에 부르르 떤다.
머잖아 느티나무 축제가 거창하게 펼쳐질 것이다.
 
가느다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느티나무에는 오색의 헝겊들이 달려 나붓거릴 것이고
사물놀이에 흥을 키우며 많은 사람들이 느티나무의
존재를 알아채는 시간이 곧 돌아 올 것이다.
 
아파트 숲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느티나무이지만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모두가 찾아오니 고맙단다.
 
 

● 2024년 8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요즘 아주 희한한 일을 경험하고 있다.
동네 사우나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내가 입은
옷을 탐내면서 <어디서 사느냐? 살 수 있느냐 ?
돈은 줄 터이니 만들어 달라며! >끈질기게 조른다.
 
옷본이라는 것도 없이 입고 있던 옷을 대충 올려놓고
잘라서 재봉틀로 둘둘 박아 입고 다니는 홈웨어인데
여러 사람들이 내 옷을 탐내고 있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의 디자인을 사고 싶어도
어디에서도 팔지 않고, 요즘에는 동네 양장점이나
수선집도 없어서 주문하여 만들어 입을 수가 없다고 한다.
 
만들어달라고 조르면서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다.
재봉틀질도 엉터리고 옷의 디자인도 특별하지 않다.
앞뒤를 구분하여 입는 것도 성가시기에 모양도 규칙이 없다.
 
어제 만난 사람은 너무 처절하게 원하고 조르기에
금요일에 우리 집으로 오라고 알려줬다.
새로 만들어 줄 수는 없고 내가 입으려 만들어 놓은 옷을 줘야겠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이라도 달라고 조르니~~!
 
내가 살면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달라고 조르면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거절하지 못하고 주고야만다.
다 인연의 고리 위에 얽힌 운명적인 관계처럼 느껴진다.
 
생면부지 처음 보는 사람인데 우리 집으로 오라했다.
나라는 사람. 종종 알 수 없는 허술한 구멍이 너무 많다.
 
이웃에 사는 후배에게 이야기했더니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연락처며 집으로 오라 하다니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어쩌려고요.!!
다시 전화해서 집으로 오지 말라고 하셔요.>한다.
<옷이 안 맞으면 고쳐주려고 우리 집으로 오라 했어~~!>
그래도 사람을 믿고 살아야지. 그래도 사람이 남는 건데.
 
오늘은 갑진년 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절대 물러설 것 같지 않던 더위도 차츰 고개를 숙입니다.
코로나가 다시 번지고 있다니 건강 조심하고 살아요,
 
오늘도 평안하고 행복한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 동네의 꽃이 내 눈에 뜨이다
 
밤 산책 중 찍은 사진이라 꽃이 선명하지는 않지만
영국의 아들네 동네에서 본 꽃과 비슷한 것 같다.
 
이 더위에 홀로 우뚝 핀 꽃이 기특하다.
밤의 어둠이 핑크빛 꽃을 검은 색으로 흡수하다.
 
영국의 아들네 동네는 <본머스 해변>이라서 인지
여름에도 낮의 온도가 최고 22도 머물다.
그리고 밤과 새벽에는 15도다.
그러기에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서늘함이 느껴진다.
그런 날씨에서 사는 꽃을 폭염의 우리 동네 화단에서
보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아침 산책을 나오면 화사한 빛깔로 나를 반기던
영국의 상사화는 화사한 분홍색이었다.
지금도 저 돌담 밑의 상사화가 나를 기다릴까 !!
 
<상사화라고 한다.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일본이 원산지이나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정원이나
화분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키는 60cm 정도 자라며 비늘줄기는 지름 4~5cm,길이 30cm다.
너비가 2.5cm 정도인 잎이 비늘줄기에 모여나지만
여름에 꽃이 나오기 전에 말라 죽는다.
 
홍자색의 꽃은 8월에 비늘줄기에서 나온
꽃자루 위에 4~8송이씩 무리를 져서 핀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서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