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4년 9월의 첫 목요일에~

유쌤9792 2024. 9. 5. 11:09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 재료로 그린 그림
 
아주 오래되고 큰 나무 밑에 서면 나무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땅 속에 너무 오래 있었기에 세상을 알고 싶다면
뿌리들이 흙 위로 고개를 디밀고 올라오다.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람이 뜨개질을 하다.
 
찬바람이 나무의 몸으로 스며들면 겨울이 시작되다.
나무들은 긴 잠으로 빠져들고
나와 새는 나무의 긴 잠이 끝나길 기다릴 것이다.
 
 

● 2024년 9월의 첫 목요일에~

 
데팔 라이트무선 청소기가 말썽이다.
 
그 동안 묵묵하게 제 할 일을 잘하기에
일주일에 두 번은 목욕을 깨끗하게 시키고
볕에 말려 새로운 내장을 공급해주곤 했다.
 
그런데 2년을 거의 매일같이 사용했더니
한 번 충전이 된 후 온 집을 청소하던 것과 다르게
충전이 30분 동안 지속이 되는 것이 아니라
1~2분이면 사정없이 청소기가 딱 멈춘다.
 
집 안 청소를 마칠 동안 서너 번을 다시 충전한다.
 
남편은 청소기를 새로 사라고 말한다.
아직은 충전을 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으니
완전히 멈추면 그 때 새로 산다며 못 들은 척한다.
 
무선 청소기는 모터가 생명인데 모터 값이
청소기 값이라 한다.
 
어떤 물건이든 연식이 오래 되면 수명을 다 한다.
사람이나 물건이나 나이 듦은 어쩔 수 없다.
아직 살아 있는 청소기를 버린다는 것에 마음이 언짢다.
청소 중에 여러 번 충전을 하니 청소기가 나에게 쉬면서
일을 쉬엄쉬엄하라고 하는 것 같다. ^^*
 
오늘은 갑진년 9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드디어 가을이 오긴 오네요.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위로하는 9월입니다.
늘 건강하게 재미나게 지내요.
 
당신을 사랑 합니다
 
 

 
 
연두색 여치.
어릴 때엔 여름방학이면
여름 곤충들을 잡으러 동네 뒷산이나 들판으로 나갔다.
 
보릿대로 만든 소라처럼 생긴 여치 집.
여치를 잡아서 소라처럼 생긴 집에 넣으면 울고 울었다.
여치의 우는소리가 슬프고 처량하다는 것을 몰랐다.
 
학교에서 여름방학의 숙제로 곤충채집 해오라 했다.
잠자리. 매미. 여치. 메뚜기. 방아깨비. 나비 등을 잡아
가느다란 핀으로 고정시켜서 학교에 가지고 갔다.
그러나 어느 해부터인가 엄마는
우리에게 곤충채집 숙제를 하지 못하게 했다.
 
친구들은 와이셔츠 상자 곽에 곤충채집을
가득하게 하여 방학숙제로 제출할 때
나와 동생은 식물채집을 해서 스케치북에 붙여갔다.
 
빈 잠자리채를 휘두르며 여름방학을 보내던 시절.
돌아보니 바로 엊그제 같네.  
 
(영월의 지인에게서 여치 사진이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