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목요편지

2025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5. 2. 13. 09:26

 

★ 그림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이 간다고 하니 나무는 아직 아니라고 한다.

덩치가 큰 나무는 한 곳에서 오랜 세월을 살았다.

나무는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우리 동네에는 나이 많은 나무들이 많다.

비바람이나 눈보라가 쳐도 수령이 많은 나무들은

끄덕도 하지 않은 채 비도 눈도 다 나무가 안는다.

 

아파트의 재개발 말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쓰리다.

작디작은 묘목에서 시작하여 동네의 터주가 되었는데

세상이 너무 빠르게 스치듯 흐르니 남겨지는 것이 없다.

 

작은 새는 비바람을 피해 나무의 겨드랑이에 안겼다.

 

나도 가끔 수령이 오래 된 나무에 기대어 서서

나무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려 숨죽이고 귀를 대본다.

느리게 아주 천천히 뛰는 나무의 심장소리는 자장가 같다.

 

 

2025년 2월의 둘째 목요일에~~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사계절 내내

얼음이 꽉 찬 차가운 커피를 마신다.

 

일이 많아 바쁠 때엔 뜨거운 커피를 식혀가며

마시기가 어려웠기에 냉커피를 마셨다.

요즘엔 그 닥 바쁘지 않은데도 냉커피를 즐긴다.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밤을 꼴까닥 새는데

그런데 신기하게도 냉커피를 마시면 밤에도 잘 잔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 수가 없다.

 

제자들에게 물어봤다.

“너희들은 한 겨울에도 냉커피를 마시는데 춥지 않아!”

“아니요, 속이 시원해요. 그리고 빨리 마실 수 있잖아요.”

 

나이를 먹으면 찬 음식 특히 얼음물은 건강에 나쁘니

가능한 먹지도 마시지도 말라고 하는데~~~ !

그런 것을 다 지키며 살기엔 살아갈 날이 너무 짧다.

 

 

오늘은 을사년 2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어제 정원대보름달에게 소망을 빌었나요?

아이들이 어릴 때엔 언덕에 올라가 소원을 빌었지요.

 

아직 겨울의 추위가 남겨져 있으니

건강 잘 지키기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른 봄이면 노란색 산수유 꽃이

찬란하게 피어올라 동네를 환하게 해 준다.

 

겨울은 어두운 우물 속처럼 깊어 가는데

마른 산수유 나뭇가지에는 붉은 열매가 매달리다.

 

추위에 얼지도 않고 대추처럼 쪼글쪼글하다.

산수유 열매는 맛이 없는지

새들이 얼씬하지도 않기에 그대로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