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체험하기/보여주기 좋은 작품들

그림동화 자료--1

유쌤9792 2007. 6. 29. 16:59


빨래


어린 시절 우린 하얗게 널린 이불 홑청 사이를 쫙쫙 펼치며 지나가는 놀이를 좋아했다. 빨래 사이를 지날 때 풍기는 마른 비누 향과 볕에 바싹 말라붙은 천이 착착 소리를 내며 펄럭이는 시원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훌쩍 키가 커버렸을 때, 햇볕 가장 따스한 날을 기다려 해묵은 홑청을 뜯어 거품을 내고, 마당엔 기일게 빨랫줄을 걸고 지난날의 엄마처럼 빨래를 한다.

 
 

봄볕에 빳빳하게 마른 빨래가 뽀얀 냄새를 풍길 때 설레는 마음으로 그 아련한 첫 가장자리를 펼치면…

 
 

아아~ 펄럭이는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유년의 햇살.

 
 

누가 흙을 많이 먹나 내기하던 은환이를 만나고, 처음 잡은 손 떨리던 짝사랑 순이를 만나고, 구슬치기 신나던 개나리나무 그늘과 흙담 냄새 일렁이던 뒤안의 깨진 기왓장을 만난다.

 
 

흙장난에 더러워진 손자국이 이곳저곳 붉게 찍힐 때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귀퉁이를 펼치면….

 

 


페인팅레이디 김 계 희 님은 그림책 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마다 가슴 따뜻한 내용의 동화달력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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