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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어린 시절 우린 하얗게 널린 이불 홑청 사이를 쫙쫙 펼치며 지나가는 놀이를 좋아했다. 빨래 사이를 지날 때 풍기는 마른 비누 향과 볕에 바싹 말라붙은 천이 착착 소리를 내며 펄럭이는 시원한 느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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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훌쩍 키가 커버렸을 때, 햇볕 가장 따스한 날을 기다려 해묵은 홑청을 뜯어 거품을 내고, 마당엔 기일게 빨랫줄을 걸고 지난날의 엄마처럼 빨래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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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에 빳빳하게 마른 빨래가 뽀얀 냄새를 풍길 때 설레는 마음으로 그 아련한 첫 가장자리를 펼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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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펄럭이는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유년의 햇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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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흙을 많이 먹나 내기하던 은환이를 만나고, 처음 잡은 손 떨리던 짝사랑 순이를 만나고, 구슬치기 신나던 개나리나무 그늘과 흙담 냄새 일렁이던 뒤안의 깨진 기왓장을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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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장난에 더러워진 손자국이 이곳저곳 붉게 찍힐 때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귀퉁이를 펼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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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팅레이디 김 계 희 님은 그림책 화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마다 가슴 따뜻한 내용의 동화달력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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