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별~~헤는 밤.

유쌤9792 2006. 8. 29. 20:01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오일 물감과 특수 물감으로 그린 그림.


★★ 별을 헤는 밤.


까만 밤하늘 가득 어느새 별들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멍석 깔고 누운 이들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별을 헤는 밤. 가끔 주먹만 한 별이 함박눈처럼 언덕 너머로 떨어진다.

어느 별이 땅으로 내려와 사람이 되었으며,

또 누가 사람에서 하늘로 올라 별이 되었을까?

내 어렸을 적엔 집들이 거의 다 한옥이라 대청마루에 앉아도,

누워도 하늘을 바라보면 별이 보였다.

여름을 알리는 밤하늘의 별들이 하나씩 제 자리를 잡아 또 아리를 틀면

우리 식구들은 멍석과 라디오를 들고 마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밤하늘을 바라보고 누워서 골 백번 들어도 재미 어른들의 옛이야기를 듣거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연속극을 듣는 것이 유일한 오락이었으니.....

(성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실감 났던지 슬픈 내용에서는 따라 울고,

악당들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흥분하여 함께 소리 지르며 욕을 했고,

조바심 나는 부분에서는 마음을 조리 면서 라디오 연속극에 심취했었다)

그러니 늘 작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유일한 정보였으니,

라디오가 전등불 이상으로 소중 했었다.

-- 지금처럼 밤새도록 우리를 환하게 지키는 T.V가 없었고

-- 거리를 번쩍이는 네온 싸인 이나 팔등신 미인처럼 늘씬한 가로등도 없었다.

밤을 밝혀 주는 것이라곤 집집마다에서 간간하게 새어 나오는 백열등의 불빛 뿐.

그 전등불도 아껴야 한다면서 10시가 넘으면 집집마다는 소등을...

그러니 우리 동네의 밤은 정말로 진짜로  깜~깜했다.

귀가 후 씻을 때에도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당 한가운데 서서 씻었고,

목욕이라고 할 라면 밤이 이슥해지기까지 기다렸다가

속옷을 얌전하게 걸친 채 목욕을 했다.

그러다가도 더위에 참을 수가 없을 지경이면 식구들이 다 자는 것을 확인하고

밤하늘에 무수히 박힌 별 아래서 홀라당 다 벗고 목욕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 집에 타일이 박힌 작은 목욕탕이 생기기 전까지는 우리 식구 모두가

마당에서 별을 헤아리면서 목욕을 했고,

우리 집에 텔레비젼이 생기기 전 까지는 라디오를 품고 누워

별을 바라보며 연속극을 들었고,

나무로 만든 전봇대가 사라지고 키가 멀쑥하게 큰 콘크리트 전봇대에

가로등이 매달리기 전까지는 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밤길을 다녔다.

으~~흠.!!!!!

어릴 때 바라보던 밤하늘의 별들이 문득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