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모과나무와 바람.

유쌤9792 2008. 10. 5. 22:18




★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

울 아파트 입구에 갸녀린 모과 나무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제 몸 아끼지 않고 우리를 돌보아 주시던
내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쨘 했다.



<
모과나무와 바람.>

가을을 부르는 바람이 이 골에서 저 골로 불어 온다.

아파트로 올라오는 언덕 위의 경비실 옆.
고개를 땅으로 힘겹게 떨군 마른 모과나무엔,
아이들 주먹 크기만한 모과가 노란끼로 윤을 낸
못난이 모과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누구도 쳐다 보아주지 않는 모과나무.

찬 서리 같은 가을비가 오고 나면
힘이 부친 녀석은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지겠지.
마른 모과나무는 떨어지는 모과열매의 손을 잡지도 못 하겠지.

툭~  힘 없이 떨어지는 모과열매를 바라보며
무엇이라고 "궁~~시~~렁" 거릴라나...!
"엄마 말 안 듣고,
청 개구처럼 구니깐 그렇지 " 할라나 ?

비가 올 것 같은 밤 하늘이다.
창으로 비 냄새를 실은 바람이 스며들고 있다

가로등 주변은 습기로 질척거려 보인다.
모과나무를 비추고 있는
가로등의 주황 빛이 더 따사하게 보이는 것은,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이별을 告 할 것 같은
모과 열매에 대한 이별인사가 아닐까?

'예전에 쓴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그네.  (0) 2008.10.05
삶엔 덤과 에누리가 없는가?  (0) 2008.10.05
단 3초라고요...?  (0) 2008.10.05
생각하면 웃음이 나는 일  (0) 2008.10.05
엄마와의 약속  (0) 2008.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