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 늘 그자리에..

유쌤9792 2008. 10. 7. 20:44




★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아크릴물감으로 그린그림.




♣ 늘 그자리에..

양수리 늪에서 서억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조용히 흔들리는 갈대 사이로 바람만 지나갈 뿐 새 한 마리도 날아들지 않는다.

갈대는 그 누구도 기다리지 않는 듯한 몸짓으로  바람부는 쪽을 향해 몸을 흔들지만,

슬~금슬~금 곁 눈질하는 모습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아마도 누구를 기다리나보다.


사람들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생각에 기다림을 배우고,
갈대는 닥아오는 시간에 대한 생각에 기다림을 배우나보다.

늘 그자리에서 피고 지고 하거늘.
화려한 꽃으로 세상을 장식하지도 못하지만,
향기로운 향기로 세상을 유혹하지도 못 하지만,

아무리 세찬 바람에도 고개 꺾어 굽신거리지 않는 갈대.
황량한 가을 들판을 이불처럼 덮고 있는 갈대.

양수리의 가을은 잘 짜여진 연극 셋트장처럼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나도 그 겨울이라는 연극을 시작 할 무대 앞에서서 성급한 마음으로 누구를 기다리나.....

내가 아는 이들은 모두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거늘, 나 혼자만 늘 들락날락하는
변덕스런 마음으로 한 자리에서 뱅뱅 돈다. 
 
그들은 늘 그자리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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