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無罪

유쌤9792 2008. 10. 7. 20:47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아크릴물감,
칼라 펜의 원액과 특수 물감으로 그린그림.


◈ 無罪

해지기 전 東편 하늘에
생선 비늘처럼 투명하고 가녀리게 올라 온 달.

무엇이 그리도 성급하게 달을 불렀나.?
사는 일이 아무리 빨라도
돌아가는 시간과 헤어지는 시간은 늘 정 해져 있는데,

마음이 虛 해질때 하늘을 보자.
암흑처럼 휘장을 친 하늘에서도 볼 것이 있고,

안개로 세상을 가리고 있어도 볼 것이 있는 곳은 하늘 뿐이다.


11월의 첫 날.
푸른 옷을 걸친 장님 피아니스트의 가느다란
손가락처럼 마른 11월이라는 숫자.
서로를 끌어 안을수도 업을수도 없는 이기적인 숫자다.

이렇듯, 허허로운 기운으로 닥아 선 11월의 첫날.

마음을 툭터 놓을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오뎅국물로 말은 국수를 먹고 싶고,
�빨간 고추장에 썩~~썩 비빈 세발낚지 볶음을 먹고싶고,
혀를 탁~~쏘아 줄 소주 한잔에 얼굴 붉혀보고 싶어!!


바람에 퍼드럭거리는
옷깃을 여미며 어둠이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슬금슬금 닥아오는 겨울의 냉기도 쾌감으로
즐길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11월의 빳빳한 숫자도 無罪라고 말 해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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