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愛 馬.

유쌤9792 2008. 10. 7. 20:48



★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수채물감과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


♥ 愛馬.

학교 교실로 오르는 길에서 만나는 단풍 나무들.
7년이 넘게 내 애마 노릇을 해 주는 작은 차 티코.

한 번도 가파른 교정의 언덕이 힘들다고

징징 거리지 않고 쨉싸게 튀어 오른다.
그러나 낙엽이 뒹구르고 날리는 길목에선

내 작은 자동차 하얀 티~코도 시인이 되나보다.

오르던 길목에 턱 멈추어

춤을 추듯 떨어지는 낙엽 비를 맞는다.

흰색 티코는 어느새 붉은 달마시안 강아지로 변한다.
부르르릉 떨리며 오르는 언덕길을

월~~월 짖으면서 힘을 내어 오르는 것 같다.

남들은 나에게 내 애마에 대해 온갖 걱정의 소리를 한다.


" 그 작은 차를 우~~찌. 그 작은 차를 어찌 믿고..!!
그러다 사고가 나면 즉사 한다니깐...제발 차 바꾸기요...!!"
---그대가 죽으면 세상 살 맛 안 나는 사람들로 부터-----

나를 애 먹이며 걱정 끼친 적도 없고,
나를 버리고 훌쩍 떠나 버린적도 없는 애마


나에게 요구하는 사랑도 없고, 지켜 달라 조르지도 않고,
어쩌다 기름이 떨어지면 조용하게

붉은 빛의 심장을 보여 주는 것 뿐.

창신동에서 남산의 그 가파른 언덕을 넘어
한강을 끼고 달리기를 했어도
하룻밤 어둠 속에 숨어 자고 나면 거뜬 해 주었고,

요즘은 고리라 母子 처럼 커다란 내 아들과 나를 품고 다녀도
콩깍지속의 콩처럼 영그를 때까지 지극으로 품어주는 내 애마.

한 번 내것이 되어 내 손에 들어 온것에 대한 내 애정은 병적이다.
그러기에 내집과 내 교실은 남의 눈엔 모두 고철덩이고
내 눈엔 추억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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