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누구에게 마음을 주셨소..?

유쌤9792 2008. 10. 7. 21:07

 



★ 그림설명; 머매이드 종이에  아크릴물감 잉크 등으로 그린그림.



누구에게 마음을 주셨소..?

우리에게 보여주는 겨울의 숲은
大地의 원초적인 색 그대로의 흙색이며 잿빛이다.

그러기에 겨울의 숲은
아랫목에 앉은 내 할미나 할배처럼 푸근함이 있다.

자연이 주는 그 어느것도 거부하지 않은채,
눈이면 눈, 비면 비, 바람이면 바람,
몸을 휘둘러 내치는 일이 없는 겨울 숲.

봄의 숲은 수줍음이 많은 처녀처럼
청초하면서도 단아한 빛으로,
여름의 숲은 푹 안기고 싶도록
믿음직한 힘센 청년같은 초록의 빛으로,
가을의 숲은 바람 난 여인네의 옷자락처럼
미치도록 화려한 원색이다.


그 어느 계절도 우리의 마음을 빼앗지 않는 계절이 없다.

자연에게 마음을 준 이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고,
사람에게 마음을 준 이는
자연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것 같다.

그러기에 자연에게 마음을 준 이는
자연이 주는 너그러움으로 詩人이 되고,

사람에게 마음을 준 이는
사람이 주는 애증으로 열병환자가 되나보다.

그러면 자연에게도,
사람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고 사는 이들은 무엇이되나...

내가 태어나는 그 순간엔 많은
이들이 웃으며 나를 기다렸지만,
죽는 그 순간에는 나 혼자만 웃고
남들 모두가 울어 줄 수가 있을까?

나는 누구에게 마음을 주고 사나..?

당신은 누구에게 마음을 주고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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