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제도용 잉크와 수정액과 아크릴물감 등으로 그린 그림. 겨울 밤 지붕을 타고 다니는 것이 누구인가 했더니 우리동네를 어슬렁거리던 검은 도둑 고양이 어릴 적 돈암동 한옥집에서 그리움을 말하다. <밤의 어둠으로 스며들기.> 내 어릴 적. 가을이 소리없이 지나가고 겨울의 무 서리가 아침 지붕을 은빛으로 반짝이게 할 때. 밤 새도록 지붕을 날아 다니던 검은 그림자가. 그 몸짓이 얼마나 날렵하고 가벼웠던지 휙~~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내 눈에서 사라지곤 했다.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광채는.. 어둠을 빨아 들이는 도둑고양이의 눈 빛. 얼마나 무서웠던지. 밤이 검은 빛으로 채색을 끝내고 나면 밤이 잘 물들고 있나 검사라도 하듯 순찰을 돌던 검은 그림자. 이렇게 콧 끝이 싸한 바람을 몰고오는 초 겨울은 울 동네를 소리없이 순찰 돌던 도둑 고양이의 몸짓을 따라 왔다. 요즈음 집들 모두가 아파트라서인지 고양이들의 비행을 좀처럼 볼 수가 없다. 간혹 살찐 도둑 고양이가 사람의 눈을 피 하지도 않고 어둠 속을 숨어 다니지도 않고, 주차장의 차 사이를 어슬렁거리고 다닌다. 그 느리고 여유로운 걸음이 날렵하지 않음은 아마도 순찰하고 지켜 줄 겨울이 없기 때문에서인가.... 이렇게 추위로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히는 날이면 돈암동 지붕 위를 나르던 검은 도둑 고양이가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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