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캔바스에 유화로 그린그림. 산과 물 그리고 나무 속의 새들이 담겼다. 우리 곁에서 흔하게보는 풍경들인데 잊고 있다. 작대기 같은 나뭇가지들이 세월을 낚고 있다. 내 집에는 내 손때가 묻은 낡은 물건들이 많다. 내 손때로는 부족해서 내 부모님의 손때 묻은 물건들도 내 집안의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어머니의 어머니가 쓰셨던 손 재봉틀. 아버지의 문방사우들. 시어머니께서 주신 여러 종류의 그릇들. 내 유아기 때부터 쓰던 그림도구들 그 중에서도 오래 된 녹인 슨 철 파레트와 화폭에 몸 비벼 비스듬하게 닳아버린 붓들. 아버지의 해외 출장마다 사다주신 각 나라의 열쇠고리들이며, 지아비의 중 고등학교 다닐때의 교포와 공책들 그리고 앨범. 거기에 내 아이들의 성장을 고스란히 지켜 보던 물건들로 우리집은 고물상(? )을 방불케한다. 한 번 내 손에 들어 온 물건들은 수명을 다해 더 이상 쓸수가 없게 되어야만 쉴 수 있으니 나와 인연을 맺는 물건들은 참으로 고단하다. 20년을 쓴 전자렌지도 드디어는 눈을 감았다. 서비스맨이 더 이상은 고칠 수가 없다며 고개를 흔들고 갔다. 우리나라에 전자렌지란 이름을 달고 나온 물건. 물건이 신기했고, 제부가 회사에서 받은 판매 할당량이 있다고 하길래 모험적으로 샀던 전자렌지다. 꽝~~꽝 돌처럼 언 백설기 떡을 사르르 녹여 먹는 광고에 반 해서, 찬 밥을 휘이 한번 돌려 쨍- 하고나면 김이 무럭무럭 나는 밥으로, 새벽에 깨어나 우유 달라고 조르는 아이의 찬 우유를 덥히는 일이나, 렌지의 기능이 단순하여 주로 음식을 해동하거나 덥히는 일에만 썼지만, 내 전자렌지는 정말 요술장이였다. 그동안 기능이 좋은 전자렌지가 너무도 많이 나왔고, 그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새 기능의 전자렌지를 나에게 권 했다. 새로운 물건에게 정을 주고 내 손에 익숙해지게 할 때까지의 내 변덕은 참으로 의심과 망설임이 많다. 그러기에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내 것으로 만드는데 관심과 정을 쉽게 주지 않는다. 오래되 낡은 물건들. 서로에게 익숙해져 편안해 진다는 것. 그것은 사는 일이 여유롭고 편해 진다는 뜻이겠지. 나이의 연륜에 맞게 갖추어진 물건들이 더 넉넉해 보이는 것. 아마도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증거인가 보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한다. "에그 며느리가 들어 오면 다 버릴 물건들 !! 요즘 젊은 사람들의 눈에는 다 고물로 보이는 것이니 나중에 며느리가 버리기 전에 당신이 다 정리하고 며느리 맞이 하시구료." 나도 며느리인데.! 우리 시어머니께서 주시는 물건은 모두 간직하고 있는데, 이 빠진 오래 된 접시까지도, 그런 나에게 어머니의 오래 된 물건을 주시면서 그 물건에 담긴 추억들을 100번쯤 이야기 하신다. (특히 아들에 관한 추억담) 100번이 넘게 이야기 하셔도 난 매 번 새로 듣는 것처럼 신기해 하며 " 어머 그랬나요...!"한다. 20년이 된 전자렌지를 밖으로 내 보내는 날. 섭섭한 마음에 가슴이 허전했다. 낡은 전자렌지 보다 더 작고 예쁜 새 전자렌지가 그 자리를 다시 차지 해 있지만, 새 전자렌지를 볼 때마다 괜시리 심술이난다. 새 전자렌지가 꼭이나 새 엄마 같다는 생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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