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공터에 활짝 핀 나팔꽃.
요즘엔 나팔꽃도 분꽃도 깨꽃도 보기 힘들다.
누가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가꾸는 것도 아닌데 홀로 하늘과 함께
늘 그자리에서 여름을 시작하고 여름을 마감하다.
올 해엔 나팔꽃 씨를 탐해 봐야겠다.
만두처럼 생긴 씨방이 툭~` 입을 벌리면 반달같이 생긴 까만씨가 쏟아진다.
엄마는 여름이 끝날 즈음이면 창호지로 주머니를 만들고
그 주머니 안에 온 갖 씨앗을 다 모으셨다.
창호지 위해 연필로 눌러 쓴 꽃씨의 이름들~~엄마의 보물주머니.
씨 주머니가 비워지는 날이면 우리 집 작은 화단은 꽃 천지가 되었다.
나도 화단을 갖고 싶다.
화분에서 홀로 자라는 화초들 말고, 땅 따먹기 싸움하면서
해를 따라가는 화초들이 즐비한 화단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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