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모님은 코스모스 꽃을 아주 좋아하셨다
가을이 되고
코스모스가 화단에서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면
내 시모님은 늘 추억을 말하시곤 했다.
그 추억은 시모님의 어머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덕소 기찻길 역전의 코스모스 길에서 시모님을 기다리시던
엄마 이야기.
밤이 되면 호롱불을 흔들면서 딸을 반기셨다던 이야기였다.
내가 처음 시모님의 추억을 듣기 시작한 가을은 내가 결혼하던 해 내 나이 30살 즈음이었다
시모님은 코스모스와 덕소. 그리고 친정엄마의 이야기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삼십년 넘게 나에게 해 주셨다
가을이면 고전소설처럼 시모님의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꼭이나 내 엄마가 나를 코스모스 길에서 기다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