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 모과는 아주 탐스럽게 주렁주렁달리다
꼭이나 청포도처럼 보이기도 왕대추같기도하다. ㅋㅋㅋㅋ
가을이 푹 익을 때면 우리 집에 대문에 모과를 문고리하던
이웃이 있었다. 아이 머리크기보다 약간 작은 모과였다.
정읍 고향에서 올라 온 모과라면서 늘 서너 개를 선물해 왔다.
서울나무에서 열리는 모과는 정읍의 모과보다 향이
부족하다면서 늘 겨울시작이면 모과가 생겼다.
적당하게 작은 것 두 개는 내 차 뒤에 소쿠리에 담아두면
모과 향기가 차 안으로 그득하게 정읍의 향기로 채워졌다.
어느 해였던가 !!
이태원초교에서 근무하던 퇴근길. 남산의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 집으로 오던 길.
그 날따라 나의 운전이 거칠었는지 언덕의 아래부분에서
차가 덜컹하면서 차 뒤칸 소쿠리에 있던 모과 두 개가
운전하던 나에게 튀어 던져졌다.
모과 폭탄을 맞고 그것이 모과인 줄은 모르고 차 사고가
난 줄만 알고 너무 놀래서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ㅋㅋㅋㅋ
정신 줄을 잡고 보니 모과가 내 뒤통수를 치고
모과의 향기를 뿜으며 차의 앞 유리로 미끄럼을 타고 내렸다.
그 후. 나의 차에는 어떤 장식품도 허락하지 않았다.
혹 차에 꼭 둬야하는 장식품이면 차에 딱 붙였다. ㅋㅋㅋㅋ
나에게 모과를 선물하던 이웃도 이사를 간지 오래 되었고
나도 학교를 그만 뒤 운전을 그만 뒀다.
아파트 화단에 매달린 모과를 보니 피식 웃음이 났다.
겨울이 오니 모과 몇 개 사다가 모과차나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