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억 속으로

하얀 백합꽃은 슬퍼보이다.

유쌤9792 2025. 7. 15. 22:16


동네 한의원의 쪽공터엔 꽃들이 만발했다.
그중에 하얀색 백합꽃은 매년 어김없이 만개한다.

요즘엔 색깔이 화려한 백합꽃들이 너무 많다.
하얀색 백합꽃이 오히려 보기 힘들다.

하얀색 백합꽃을 좋아하시던 엄마는
시장을 다녀오시는 길에 신문지에 말아서 가져온
백합꽃을 애지중지하셨다.
저녁에 실내에 두면 꽃 향기가 너무 심해서
우리들이 기침을 한다면서 자기 전에는 밖으로
화병을 내놓으시곤 했다.

꽃 살 돈이 없으셔서 백합꽃 한 대만 사 오셨다.
좋아하는 꽃도 마음껏 사지 못하던 엄마.
그 엄마도 세상을 너무 일찍 버리셨다.
백합꽃을 볼 때마다 엄마의 장바구니가 생각난다.
파와 함께 담겼던 엄마의 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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