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토끼똥처럼 생긴
까만 씨앗이 자리를 차지한다.
까만 씨앗을 으깨면 하얀 즙이 나온다.
그 즙을 얼굴. 손등에 바르고 놀았다.
하얀 즙이 피부에 스며도 하얀색으로 반짝거렸다.
어릴 때는 놀이 시설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꽃. 나무. 돌 등이 모두 놀잇감이었다.
분꽃이 우리 키를 넘어 핀 동네 공터에서
해가 지는 것도 모르고 놀던 여름날이 어제와 같다.
요즘엔 분꽃을 보기도 힘들다.
나의 추억이 사그라져간다.
세월의 흐름이 자꾸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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