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수채화로 그린 그림. 오른쪽 볼이 발갛게 부어 오른 지희의 모습. 알고 보니 사랑니가 잇몸을 뚫고 오르는 중이라나... ^^* 퇴근하고 집에 가니 지희가 눈물이 그렁그렁해 있었다. 오른쪽 뺨이 발그스레하게 부었고, 어금니 안 쪽 잇몸에서 피가 난다고.... 이마엔 열이 따끈했고, 눈까지 충혈되어 눈물을.. 서둘러 진통제를 먹이고 후레쉬를 들고 지희 입속을 들여다 보기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어디가 아픈지 감을 잡을 수 없었고 입을 더 크게 크게 벌리라는 내 요구에 눈을 흘키며 하는 말. "엄마 이빨 아파서 죽기보다 입 더 크게 크게 벌리라는 엄마의 요구가 더 죽겠어!" "아이구 안 되겠다. 내일 학교가 끝나는대로 칫과엘 가라. 아마 너 이빨을 열심히 닦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니니..?" "..........." 밤새 끙~~끙 앓고 다음날 칫과엘. "아이구 사랑니가 솟아 오르느라 잇몸이 붓고 피가 나네. 일단 치료를 받고 어느정도 올라오면 뽑든가 그러지요" 하더란다. 적어도 내 핀잔의 추측에서(혹 이가 썩은 것은 아닌가 하던 내 의심 ) 벗어 난 지희는 사랑니 출연에 대해 궁금해 했다. <사랑니----- 아마도 사랑을 한다던가, 사랑을 안다던가를 알리는 신호인가?> 지희를 놀려대길, "얘야!! 아빠는 결혼을 해서 사랑니가 났고, 엄마는 대학생 때 났고, 오빠는 19살에 사랑니가 솟아 올랐는데.. 너는 15살에 사랑니가 나다니, 울 딸은 무엇이든 앞서 가네.ㅎ" 지희는 2.6㎏이 안 되게 태어났다. 엄마의 임신중독 증상으로 황달이 심하게 걸려 태어나자마자 피를 바꾸어 주고 잉큐베타에 들어가 한 달을 넘게 있었다. 아이의 몸이 너무 작아 검사를 위한 기계와 닝겔을 모두 머리에 끼웠고, 힘에 부쳐 제대로 울지도 못 하던 지희.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아이를 보러 갈 때마다 우리 부부는 눈물을 뿌렸다. '저렇게 병약하고 작은 아이가 사람의 모양을 하기나 할까? 의사가 더 이상 아이를 갖지마라고 할 때 그니의 말을 들을껄. 산모의 나이도 많고 첫 아이 때 심한 임신 중독으로 죽을 뻔 했는데.. 내 어머니의 임종을 바라보면서 나도 딸이 있었으면 하는딸에 대한 간절한 바램으로 뒤 늦은 욕심을 냈더니만..' 후회를 했어도 받아 들여야하는 현실은 너무 힘이 들었던 15년 전. <병원에서는 황달이 패혈증으로 발전했으니 그 병을 치료하기 전에는 퇴원을 시킬수 없다고 했고, 우리 부부는 아이를 죽여도 우리가 집에 가서 죽이겠다고 퇴원을 요구 했었다> 많은 실랑이 끝에 병원에서 안고 나온 아이. 온갖 기계를 꼿아 두었던 머리는 작은 혈관들이 터져 실지렁이가 기어가는 듯 빨갰고, 조금만 건드려도 자즈러지게 울어대는 아이. 예쁜 포대기에 꼭 싸서 안아도 아이가 너무 작고 말라서 무게를 못 느끼던 아이. 형광등 아래에 24시간 누어 있었던 아이라 불을 끄면 더 울던 아이. 잉큐베타에 누어 있던 아이라서 침대에 뉘었더니 불안 해 잠을 자지 못 하던 아이. 그랬기에 아이를 깊이가 깊은 소쿠리에 넣어서 잠을 재웠다. 또~한쪽 방향으로만 뉘어 두었던 까닭에 발이 한쪽으로 휘어 땅바닥에 발이 닿지 않던 아이. 아이구~ 우리 지희를 키워 낸 이야기를 하자면 책으로 써도 장편의 글이 될꺼다. 우리 부부와 주위 사람들은 지희가 사람 구실을 할 수나 있을까 모두가 걱정을 했고, 나는 날마다 돌아가신 엄마를 향해 기도를 하면서 아이를 키웠다. 울기도 많이 울었던 세월. 지희의 이마는 아직도 빨갛다.(울거나 달리기를 한다거나 하면) -- 아팠던 날들을 기억 하라는 의미에서 인가? 초등학교 때엔 아이들이 그 붉어지는 이마 때문에 많이 놀렸나보다. "지희야 니 이마가 V 글자로 붉어진다. 너 외계인이지?"하면 "나 아기 때 아파서 그랬어....."로 말을 맺던 지희. ---그랬던 지희가. 지금은 어떤 또래의 아이들보다 키가 더 크고, 휘어진 발과는 상관 없이 달리기도 잘 하고, 아가씨 티가 솔~~솔난다. 그리고~ ♥니가 난단다. 참!!! 참!!! 사랑니가 나면 정말 사랑을 알게 되는 걸까? 알고 싶어.!! ^^* |
'예전에 쓴 글과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억의 저편에~~ 뽑기 아저씨 (0) | 2008.10.21 |
---|---|
덜렁이 인 나 (0) | 2008.10.21 |
겁쟁이 내 동생 (0) | 2008.10.21 |
무식하면 용감 해 (0) | 2008.10.21 |
눈물이 핑도는 날 (0) | 2008.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