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극 방법을 통한 연극제작의 과정
홍정미 (서경대 강사, 동랑레파토리 교육팀장)
1.연극의 통합 예술적 기능
연극을 이루고 있는 종합예술적 요소들은 연극을 연극 그 자체이게 하면서 연극을 통해 개개의 예술이 지향하는 미적 경험에 도달하게 만든다. 즉 연극은 사고와 감정을 함께 아우르고 신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며 삶을 에워싼 물리적, 정신적 공간이 내는 소리에 주목하게 한다. 즉 우리는 연극을 매개로 한 일련의 교육과정 속에서 예술을 통합적으로 만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예술통합적 만남을 통해 소기의 교육적 효과를 창출해낼 수가 있게 된다.
# 연극과 신체
낸시 킹에 의하면 움직임활동은 언어능력을 촉진하고 창의성을 키우며 억눌린 에너지를 풀어주고 신경계통에 영양분을 준다. 그래서 아이들로 하여금 언어 없이도 감정을 계발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평상시 잘 말하지 않는 아이들은 움직이면서 자기 생각을 발견하고 그런 다음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함으로써 움직임을 언어적 표현을 위한 자신의 통로로 사용할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마치 현재 전개해 가고 있는 이야기 속의 특정한 순간에 있는 특정한 등장 인물인 듯이 움직이게 함으로써 이야기나 등장인물의 본질을 알아 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1)
# 연극과 미술
교사는 연극 속의 특정한 상황에 대한 이미지 만들기를 위해 그림과 만들기(찰흙이나 재활용품을 이용한 다양한 만들기)를 활용할 수 있다.이미지 만들기나 그리기의 방법으로는 특정한 순간 그리기, 자신이 선택한 장면의 등장 인물에 대한 이미지 그리기, 자신이 선택한 인물의 시점에서 바라본 배경에 대한 이미지 그리기, 이야기가 발생하는 장소에 대한 이미지 그리기,절정에 대한 이미지 그리기 등이 있다.
연극적 상황 하에서 그리기나 만들기 작업이 진행되는 경우 참여자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작업에 임하게 된다. 즉 상황이나 인물에 대한 이미지 그리기 또는 만들기를 할 때, 참여자들은 색깔이나 모양, 색의 농도나 선의 변화 등을 상황과 연계하여 구현해내고 나아가 주어진 상황을 구체화시키고 확장 시킨다.
이번에 소개할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두 그룹으로 나누어 거인의 정원 그리기를 하게 한 후 서로 바꾸어서 그림 속의 정원에서 과거에 거인이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 해보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그림 속의 그네를 보고 한 아이가 거인이 이 집을 떠나 7년씩이나 여행을 하며 돌아다닌 것은 이 그네에서 자신의 사랑하던 아이가 떨어져 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야기 전반부에 드러난 거인의 성격이나, 아이들을 자기 정원에서 내쫓은 행동의 근거들이 참여자의 활동을 통해서 새로이 구축될 수 있었다
#연극을 통한 소리 만들기와 음악활동
사람들은 종종 음악은 음악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복잡한 음악적 기호들과 작곡의 기법들, 리듬과 화성의 법칙 등과 같은 이론의 무장을 통해서만 음악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선입관을 버린다면 사실 쉽게 음악적 창조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음악활동이 음악의 제 분야를 기술적으로 습득하는 것만을 의미한다는 전제를 흔쾌히 포기한다면 말이다.
음악은 소리의 울림으로 구현되는 예술 장르이다. 우리가 서양고전 음악이 제시하는 소나타나 심포니 등의 버거운 형식성으로부터 조금만 자유로운 사고를 한다면 우리 주위에 수많은 소리로 이루어진 음악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연극에서 흔히 쓰이는 갖가지 효과음들은 삶과 사람과 사회공간이 빚어내는 다양한 소리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실생활 속에서 무수히 접해지는 배경 음악들 또한 삶의 편린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음악적 소재들과 소리들을 통해서 우리는 연극을 만들어볼 수가 있고 또한 연극적 방법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상황과 인물에 따른 소리들을 창조해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음향효과 만들기, 마임을 음향으로 표현하기, 배경음악 만들기, 음향으로 이야기 전개하기 등의 활동을 극적 상황 하에서 전개해나갈 수 있다.
즉 연극적 방법을 통해서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가운데 음악, 미술, 움직임,문학 등에 대한 예술 통합적 교육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2.텍스트를 선정하는 기준
텍스트 즉 자료를 이용하여 연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고찰이 필요하다.
A. 자료(텍스트) 속에 어떤 움직임의 가능성들이 들어 있는가?
B. 어떤 음악적 리듬이 내재되어 있는가?
C. 이야기 속에 내포된 움직임, 리듬, 공간의 이미지들은 어떤 교수법에 의해 참여자들에 의해 표현될 수 있을까?
D. 자료 속에 필수적인 드라마의 요소들이 내포되어 있는가?
위와 같은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유용한 자료를 찾아내고 분석하는 작업은 ‘연극놀이를 통한 연극 만들기’ 과정에 있어서 첫번째로 해야 할 과정이다.
자료의 선정에 있어서 반드시 구체적인 이야기 자료만이 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강의 경험이 적을수록 구조가 탄탄한 이야기 자료를 선택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리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흔히 부딪히는 생활 속의 문제점들을 소재로 하거나 시(詩), 문화재, 노래, 사진, 그림, 물건 등도 모두 훌륭한 텍스트가 될 수 있다.
3. 프로그램의 실제.
본 프로그램은 오스카 와일드의 <저만 알던 거인>이라는 짤막한 동화를 자료로 하여 준비된 것이다. (원문 요약은 뒷 장에 첨부함)
다음에 기술한 프로그램들은 종합예술로서의 연극적 특성을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예술교육을 경험하게 함으로서 참여자들의 전인적 발달을 가능케 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연극, 무용 및 움직임, 음악, 문학의 모든 요소로부터 촉발되어 짜여진 것이며 동시에 그 모든 장르의 미학적 경험이 연극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1) 본 프로그램에 사용된 교육연극의 방법과 기술들
# 신체적 영역 -연극게임
-정지동작
-리듬이 있는 움직임
-판토마임
-해설이 있는 판토마임
# 언어적 영역 - 인터뷰
-핫 시팅
- 생각 외부로 말하기2)
# 시각적 영역 - 협동그림 그리기3)
- 이미지 그리기(겨울의 냄새를 그리기, 봄을 기다리는 거인의 마음을 그리기 등등)
- 만들기 (가면, 소품들)
- 로울 온더 월 (벽에 붙여진 그림 속의 인물)
# 음악 영역 - 소리 오케스트라4)
- 배경음악, 인물에 맞는 소리 창조
# 그 밖에 역할 속의 교사, 브레인 스토밍, 일기, 편지, 기록, 인형 만들기 및 인형으로
표현하기5)
2) 참여자들의 상상력을 북돋우는 유용한 질문들-토론의 주제
*왜 하필 아이들은 허락도 받지 않고서 주인도 없는 거인의 집에 몰래 들어 갔던 걸까?
*거인은 왜 아이들을 내쫓았을까? 원래 아이들을 싫어 하는가? 아니면 무슨 원인이라도 있는 걸까? 아이들이 어떻게 했길래 그토록 화를 냈을까?
*왜 아이들이 정원에 오면 봄이 되는 걸까?
*왜 아무도 작은 꼬마를 알지 못하는 걸까?
*다른 모든 아이들은 키가 작아 나무에 오르지 못하는 작은 꼬마를 왜 도와주지 않았을까?
*만약 내가 키가 작아서 나무에 오르지 못하는 작은 꼬마라면 엉엉 우는 대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거인의 정원 밖에는 놀 곳이 없었을까? 정원에서 내쫓긴 후 무얼 하며 놀았을까?
*작은 꼬마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거인의 어린시절은 어땠을까?
위와 같은 질문들은 수업을 진행하는 시간 동안 참여자들로 하여금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3) 웜 업
매 수업마다 본 활동 전에 개시되는 웜 업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도록 만드는 장치이다.
작품 안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연관된 게임을 진행한다.
작품 전편에 흐르는 분위기, 갈등을 함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다.
l<계절끼리 모이기>- 각자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한 가지 계절을 마음 속으로 정한 후 교사의 신호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 속에서 계절을 표현하며 돌아 다닌다. 봄의 꽃들, 바람의 따뜻한 움직임, 촉촉이 내리는 봄비, 여름의 장마, 수영하는 아이, 수박을 먹는 모습, 썬 탠 하는 사람, 해변 가의 모래, 가을의 소슬한 바람, 코스모스의 움직임, 바람에 굴러다니는 나뭇잎, 겨울의 고드름이 녹아 내리는 모습, 썰매를 타기, 뜨거운 어묵을 후후 불며 먹는 모습 등을 표현하며 다양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돌아 다닌다. 그러다 같은 계절끼리 만나서 무리를 이룬다.
l<모두 함께 나무 위에 올라가기> – 나무 상자 몇 개를 준비하여 높다란 나무라고 가정한다. 참여자 전원이 동시에 한명도 빠짐없이 좁은 나무 상자 위로 올라가도록 한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서로가 어떤 움직임을 취해야 할지 게임을 통해서 참여자 스스로 발견하고 실행하게 된다.
l<거인 무궁화 꽃> – 준비된 색종이 신문, 폐지 등 여러 도구로 봄 기운을 나타낼 소품과 겨울기운을 나타낼 소품을 만들어본다. 구체적인 사물을 만들 필요는 없고 봄 느낌, 겨울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참여자들을 봄 팀과 겨울 팀으로 나눈다. 거인 팀이 한명일 필요는 없지만 봄 팀 보다 적은 숫자로 구성한다. 교실의 센터라인을 기준으로 한 쪽에는 아까 만든 봄 팀의 소품들을 늘어놓고 한 쪽에는 겨울 팀의 소품을 늘어 놓는다. 각각의 위치에 팀별로 참여자가 포진하도록 한다. 거인 팀의 대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대신 ‘함부로 들어 오면 고발하겠음’이라는 말로 움직이는 봄 팀을 감시하고 나머지 거인 팀은 자기 팀 진영에 겨울느낌을 표현하는 동상으로 서서 봄 팀의 진로를 방해한다. 봄 팀은 거인에게 걸리지 않고 반대편 벽을 집고 무사히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야 한다. 단 봄 팀은 이동하는 내내 봄 같은 표정과 동작을 유지 해야 한다. 거인이 돌아보는 순간만 정지하되 표정이 봄 같지 않으면 걸린다. 동작과 동시에 점점 자기 쪽 소품들을 거인 쪽으로 침투시킨다. 거인쪽 동상들은 봄의 소품들이 침투되거나 봄 팀 참여자들의 손이 자신들의 몸에 닿으면 봄의 동상으로 일순간 바뀐다. 거인에게 붙잡힌 봄 팀은 겨울동상으로 서 있는다. 나머지 방식은 ‘무궁화 꽃이…..’ 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4) 주요 활동
1. 극중 인물이 되어보기
활동영역: 정지동작, 즉흥
활동내용: 극중의 인물이 되어 거인의 집이 있는 마을에 사는 인물이 되어보기
너는 누구인가? 나이는? 성격은? 가족은? 친구는?
전개 : 학원 가기 싫은 아이, 나무에 관심이 많은 아이, 맨날 지각하는 아이, 공주병에
걸린 아이, 호기심 많은 아이등 다양한 성격의 조각군상이 나올 수 있도록 사이드 코치한다.
2. 거인과 그 집에 관한 정보 구축하기
활동영역: 즉흥, 언어
활동내용: 이 마을에는 높은 담에 둘러 쌓인 근사한 집이 하나 있다. 거인이 살고있다는데 거인에 관한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으로 핫 시팅을 해본다.
전개: 거인의 집 근처에 살고있는 아줌마, 그 집에서 옛날에 일했다는 정원사, 동사무소
직원, 거인의 옛날 친구 등을 불러내어 거인에 관한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정보들을
상상에 의해 구성해낼 수 있도록 한다.
3. 거인의 정원으로 들어가기
영역: 리듬이 있는 움직임
활동내용: 거인의 정원에 둘러진 높은 담을 어떻게 통과할까? 방법을 생각해보고 그룹별로 장면을 구성해본다.
전개: 선채로 엎드려 담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참여자의 등을 타넘는 방식
훌라후프를 이용해서 통과하는 방법
담장역할의 아이들이 낸 수수께끼를 풀면 통과시켜주는 방법 등을 그룹별 토론을
통해 정하고 실행해본다.
4. 거인의 정원 구체화 하기. 그곳에서 놀기
활동영역 : 그리기 및 만들기
리듬이 있는 움직임, 정지동작
생각 모으기(토의)
소리 오케스트라 만들기
활동내용: 거인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정원은거인의 신체구조,거인이 좋아 하는 것, 거인의 습성 등을 알게 해주는 중요한 장소이다.
*정원의 모습을 전지에 그려본다.
*종이와 점토로 거인의 정원을 만들어 본다
*직접 거인의 정원에 자리한 각종 구조물들이 되어 정지동작을 만들어 본다.
*정원에서 나는 향기에 대한 이미지 그림 그리기 (후각의 시각화 작업을 통해 공
감각을 일깨운다.)
*정원에서 나는 소리들을 만들어본다.
전개: * 각종 동상, 바람, 분수, 연못, 나무들, 꽃들, 나비, 나무탁자와 의자들, 그네 등을 그룹별로 그려볼 수있다.
* 정지동작 활동 후 ‘생각 외부로 말하기’를 통해서 참여자들은 거인을 기다렸던 분수, 아이들을 기다리는 연못, 아이들 앞에서 뽐내고 싶은 각양각색의 동상 등 정원의 이미지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도록 이끈다..
* 메아리, 새들의 지저귐, 분수의 물 소리, 정원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배경 음악들을 그룹으로 만든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소리를 첨가해가는 방식으로 소리 오케스트라를 만든다. 입으로, 혹은 소리 나는 기구나 악기를 이용해서 표현해본다.
5. 거인이 돌아와 정원의 아이들을 발견한 순간 표현하기
영역: 정지 동작, 생각외부로 말하기
소리 만들기
활동내용 :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 때 거인이 돌아 왔는가? 각자 정지 동작으로 표현 해보기
*거인이 오는 소리 만들기(발자국 소리, 숨 소리, 분노의 맥박 소리 등)
전개 : *주변에 있는 여러 기구들을 이용하여 거인이 다가오는 소리를 표현해본다.
6. 거인을 설득하기
영역: 토론 및 의사결정, 장면구성,
활동내용: 정원에서 내쫓기게 된 아이들이 되어서 거인을 설득해본다. 그 정원에서 자신들이 놀아야 하는 이유를 그룹별로 토의한다.
전개: 교사가 거인의 역을 맡아 각 그룹의 설득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7. 거인의 담장 쌓기
영역: 판토마임
소리 만들기
활동내용: * 교사가 거인이 되어 담을 쌓는다. 한 그룹의 참여자들로 하여금 담장이 되게 함. 담장들은 이때 어떤 기분이 들까? 장면을 보고 있는 다른 그룹의 참여자들이 담장역할을 하고 있는 참여자들을 대신하여 마음 속 생각을 말해준다.
*담장은 하나씩 옮겨질 때 어떤 소리들을 낼까? 그 소리를 내본다.
전개: ‘난 아이들이 좋았는데’, ‘욕심쟁이야’ 등 상황에 대한 자신들의 반응을 말로 표현함. 담장을 대신하여 소리를 만들어 낸 그룹은 그룹 토의를 통해 담장이 움직이는 묵직한 소리를 리드미컬하게 표현함.
8. 거인의 7년간의 여행은 어떤 것이었을까?
영역: 협동그림 그리기
정지 장면 만들기
활동내용: *거인이 여행했던 지난 7년간 거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상상하며 협동그림을 그린다.
*여행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정지장면을 만들어 본다.
전개: 외국의 도시, 북극, 배를 타고 여행 등, 상상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낸다. 어떤일이 있었길래 돌아올 결심을 했는지그룹별로 토의 해 본고 장면을 만든다.
10. 겨울정원을 보는 거인의 마음
영역: 즉흥, 마임
활동내용: 겨울만 계속되는 정원을 바라보는 거인의 마음은 어떨까? 교사가 거인의 역할로 들어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나레이션(혹은 즉흥적인 노래)으로 말하면 그것에 맞게 참여자들이 즉흥을 한다.
전개: “왜 봄이 오지 않을까/
창밖엔 차가운 바람만 /나무도 꽃도 시들어 버리고
노래하던 새들 저 멀리 날아가/내곁을 떠나네’’ 로 시작되는 교사의 즉흥적인
노래에 맞춰 정원을 구성했던 역할대로 참여자들이 행동을 함.
11. 겨울정원에서 봄 정원으로의 변화
영역: 느린 판토마임 , 배경음악 만들기
활동내용: 아이들이 거인의 정원에 있는 나무 위에 올라가자, 정원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뀐 상황을 몸으로 표현해보기. 정원에 있을법한 조형물들 생물체들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움직여보고 소리를 내어본다.
진행: 나무들이 기지개를 펴고 동상도 어깨를 으쓱이고 새들이 어디선가 노래하며 날아오고 담쟁이 넝쿨이 쭉쭉 뻗어가는 모습들을 표현.
12. 작은 꼬마와 만나기
영역: 즉흥, 나레이션, 역할 속의 교사
활동내용: 교사가 ‘역할 속의 교사’로 들어가 거인과 아이가 만나는 모습, 거인이 아이를 나무에 올려주는 장면들을 즉흥으로 이끌어낸다. 혹은 교사의 나레이션에 따라 참여자들이 거인과 꼬마, 다른 아이들을 맡아서 즉흥을 해볼 수도 있다.
전개: 11번의 활동을 끊지말고 죽 전개해가는 것이 흐름을 이어가는 방법이다.
13. 담을 부수는 거인의 몸짓과 담 무너지는 소리 표현해보기
영역:즉흥, 마임, 소리 만들기
활동내용: 교사가 거인이 되어 담장을 부순다.
참여자들은 담장이 되어서 거인에 의해 부서지는 동작을 하고 담장 무너지는 소리들을 만들어본다.
전개: 거인이 담장을 부술 때 담장들은 기분이 어떨까?
보고 있던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 것일까? 등을 생각하며 즉흥장면을 구성하도록 독려한다.
14. 거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영역: 인형 만들기, 그리기
활동내용: 거인의 얼굴을 그려보거나 실제 크기의 거인을 폐 박스를 이용하여 제작해본다. 활동의 처음과 끝에 두 차례에 걸쳐 만들어 봄으로써 거인에 대한 참여자들의 느낌의 변화를 확인해볼 수 있다.
또한 실물 크기의 거인인형을 움직이며 즉흥 장면 만들어 본다.
전개: 그룹별로 전지에 거인의 얼굴과 몸을 그리고 특징을 설명해본다.
전지에 그려진 거인의 얼굴과 신체적 특징을 바탕으로 재활용 박스를 이용해 종이 인형을 거인의 실제 크기로 만들어본다. 어떻게 조종을 해야 효과적인 표현이 될지 생각을 모아보고 실천해본다.
15. 작은 아이를 찾는 거인의 광고
영역: 글쓰기, 그리기, 말하기
활동내용: 작은 꼬마를 기다리던 거인이 꼬마를 찾기 위해 광고를 의뢰했다.
그룹별로 광고의 내용을 제작해본다. 광고를 표현함에 있어서 세 가지의 도구를 이용한다. (신문지 막대, 보자기,우산 등등)
전개: 인상착의와 꼭 찾아야 하는 이유를 중심으로 전개
16. 병든 거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
영역: 토론 및 의사결정
활동내용 : 거인이 늙고 병들었는데도 아이들은 정원에서 놀기만 했을까? ….병든 거인을 위해 아이들이 해줄 수 있는 일들을 직접 해보자
전개: 수수께끼 경연대회, 노래 부르기, 인형극, 좋은 의사 모셔오기,
17. 거인의 죽음
영역: 극화
활동내용: 교사 두명이 각각 거인과 꼬마 아이를 맡아서 죽음의 장면을 진행함.
전개: 아이들은 교사들이 진행하는 장면을 보고 있다가 아이들로서 정원에 들어와
거인의 죽음에 대해 반응하도록 한다.
5) 그밖에 해볼 수 있는 활동
*변화된 거인을 다룬 신문기사 만들기
*.재판장과 배심원그룹, 거인 그룹, 아이들 그룹으로 나누어 누가 정원의 주인인지 재판을 해본다.(이 때 시점은 거인이 아이들을 내쫓았던 시점으로 한다.)
*혼자 겨울 정원에 살던 거인은 무얼 하며 지냈을지 그룹별로 장면을 구성해보기
*사라져버린 작은 꼬마에 대한 추적 기사 작성하기
*거인이 늙고 병들어 갈 동안 꼬마 아이는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상상해보고 장면구성 해보기
*거인이 죽은 후 거인의 정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마을 회의를 열어 정원의 활용 방안을 모색해보자
*남겨진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들의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한다. 그 안엔 그 때의 일들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을까? 그 때의 일기장을 만들어보자.
* 만약 자신이 7년 만에 돌아 온 거인의 입장이 된다면 정원에 와서 노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지를 즉흥장면으로 만들어본다.
6) 과정에 대한 발표를 위하여
만일 학교나 지역단체의 요구에 따라 갑작스레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위의 활동을 바탕으로 공연을 마련해볼 수도 있다. 위의 일련의 활동들은 극적 흐름에 따라 중요한 극적 장면마다 생각하고 토론하고 표현하게 하는 통합예술적 장치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했던 활동의 제목들을 종이에 하나씩 쓰고 그 제목 중에서 공연에 필요한 장면들을 추릴 수 있다. 예술적 체험을 위해 준비되고 시행되었던 프로그램 중에서 무대에서 공연으로 정리하기에 적합치 않은 것은 버려질 것이다. 또한 선택된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을 위해 또 다른 어떤 극적 장치와 효과가 필요할지, 배역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를 토론하고 시행하고 수정함으로써 무대 상연상의 미학적 원리들을 체득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맺음말
+
연극은 언어, 비언어적인 움직임, 음률, 다양한 이미지와 상징을 허락하는 열린 구조, 관객과 배우 혹은 관객과 관객간의 소통성 등과 같은 특징에 힘입어 공연미학적 본질 이외에 소기의 교육적 효과를 이루어내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교육이 연극 본연의 목적은 아니지만 실상 그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서 연극은 수많은 교육의 현장에서 교육의 도구로 활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참여자 중심의 연극체험은 미학적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심리적 그리고 신체적 안전 속에서 현실 가운데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모의실행 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다 경험할 수가 없다 . 다 경험하지 말았으면 하는 문제들도 있다. 그러나 연극이 가진 허구와 모방의 구조 속에서라면 그 어떤 주제도 경험 가능하며 그 경험의 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예술을 통합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연극이 가진 통합예술적 장르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미술, 음악, 무용, 문학의 제반 영역들을 교육연극적 방법에 의해 통합적으로 교육하는 이론과 방법론, 프로그램들이 현장에서 다양하게 시도 되기를 바란다.
(별첨) ‘저만 알던 거인’
아이들은 매일 오후 거인의 정원에서 놀았습니다.
꽃들과 새들 나무와 갖가지 진기한 것들이 많은 그곳은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지요.
어느날 7년 동안의 여행을 마치고 거인이 돌아왔습니다.
거인은 아이들을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정원 주위에 높은 담까지 둘러 쌓았습니다.
팻말도 커다랗게 써서 붙여놓았습니다. “함부로 들어오면 고발하겠음”
아이들은 정원에서의 나날들을 그리워하며 지냈습니다.
어느덧 봄이 왔습니다. 그러나 저만 알던 거인의 정원은 아직도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봄이 가고 가을이 와, 높은 담 밖에는 황금 빛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렸는데도 거인의 정원은 언제나 겨울이었습니다.
온통 겨울로 가득찬 정원을 보며 거인은 매일 한숨을 쉬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아침 거인은 아주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 그건 바로 방울새 한 마리가 지저귀는 소리였습니다.
솔솔~~` 열린 창문 사이로 달콤한 향기까지! 거인은 깜짝 놀라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무엇을 보았을까요? 그 곳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담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아이들이 나뭇가지마다 올라가 있었습니다. 새들과 나무들 꽃들로 정원은 그야말로 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당 한구석은 아직 겨울이었습니다.
거기엔 작은 아이가 혼자 서 있었습니다. 키가 너무 작아 나무에 오르지 못하고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거인은 그 아이가 가여웠습니다. 거인이 그 아이를 도와주러 아래층으로 내려가 정원으로 나가자 아이들은 부리나케 달아나 버렸고 정원은 다시 겨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아이는 도망가지 않았습니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서 거인이 오는 것을 못 보았던 것입니다. 거인은 그 아이를 살짝 안아올려 나무 위에 올려주었습니다.
그러자마자 그 나무에 꽃이 피고 새들이 날아와 노래를 불렀습니다. 작은 아이는 두 팔을 벌려서 거인의 목을 끌어 안고 뽀뽀를 했습니다. 다음날 거인은 도끼로 담을 부숴버렸습니다. 어느새 다른 아이들도 돌아와 정원에서 놀았습니다. 그러나 어제의 그 꼬마 아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중 아무도 그 아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거인은 늙고 병들었습니다. 거인은 안락의자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보며 여전히 그 작은 아이를 기다렸습니다.
어느 겨울 아침 거인은 옷을 입으며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정말 신기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정원 한편에 있는 나무가 연분홍빛 꽃으로 가득 덮여있었습니다. 금빛 가지에 은빛 열매들이 달려 있고 그 밑에 바로 그 꼬마 아이가 서 있었습니다. 거인은 몹시 기뻐하며 정원으로 달려가 그 꼬마 아이를 안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이의 손과 발엔 깊은 상처가 있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했느냐며 그 사람을 혼내주겠다고 말하는 거인에게 꼬마는 그건 사랑의 상처라며 그저 빙긋 웃기만 했습니다. 그리고는 “언젠가 나를 당신의 정원에서 놀게 해주신적이 있지요? 이번엔 내가 당신을 나의 정원으로 모시고 갈께요. 나의 정원은 하늘 나라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날 오후 아이들이 왔을 때 거인은 나무 아래 누워 숨져있었습니다. 뽀오얀 연분홍 꽃잎에 덮인 채…….(오스카 와일드의 ‘저만 알던 거인’ 요약문)
황정현 역, 창조적 언어 사용을 위한 교육연극방법, 평민사,1998, 174. )
.
정지 동작을 만든 상태에서 교사가 참여자의 어깨를 툭 치면 참여자는 자기가 맡은 역으로서 자기 내면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기법이다. 그 표현은 참여자가 표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자기만의 내밀한 반응이다.
참여자 한 사람이 커다란 전지에 선 하나를 그린다. 다음 참여자가 그 선을 이어서 다른 선을 보태며 그림을 완성해간다. 앞 서 그린 다른 사람의 선이 다음 사람의 선에 조건이 됨으로써 여러 사람의 서로 다른 생각이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참여자들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기법이다 극의 분위기를 창조하고 장소와 시간에 따른 다양한 소리들을 창조해내는 방법이다. 소리는 목소리, 노래, 언어, 소리를 내기 위한 도구나 악기 등들 사용할 수 있다.
인형은 때때로 배우만큼이나 훌륭한 효과를 낸다. 어린 아이들일수록 투사가 용이하다.
또한 범위가 무한하며 인간이 아닌 등장 인물도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자 스스로 만들어낼 수가 있다. 무대 위에서 배우 혹은 참여자가 해낼 수 없는 상황들을 인형을 이용해서 구현할 수 있다.
'교육 연극과 논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체육시간--몸으로 표현하기(1) (0) | 2011.05.23 |
|---|---|
| 체육시간--몸으로 표현하기(2) (0) | 2011.05.23 |
| 교육연극--정지동작으로 표현하다 (0) | 2010.09.02 |
| 자기 소개서(약점을 강점으로~~~) (0) | 2010.05.23 |
| 소변 검사하는 날(동시 쓰기)--1 (0) | 2010.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