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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누워있는 소 (29억5000만원에 낙찰) 펌

유쌤9792 2008. 8. 13. 20:11

초보자 '미술 재테크' 따라하기

"끊임없이 사랑하라 그리고 소유하라"

기사입력 2008-07-03 11:00 박소연 muse@asiaeconomy.co.kr
 

 

▲빈센트 반 고흐의 '누워있는 소' K옥션 6월경매에서 2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최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누워있는 소(Lying cow)'가 K옥션 경매에서 29억5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미술시장이 들썩거렸다. 수익률도 높지 않은 펀드에 거금을 묻어 놓고 있는 사람은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괜시리 손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섣불리 미술품 시장에 뛰어들수도 없는 노릇. 초보자가 그림도 보고 돈도 버는 미술 재테크 접근방법을 알아보자

◇미술품 시장에 다가가기
미술품은 작가의 작업실이나 갤러리 혹은 아트페어 등에서 작가의 손을 떠나 1차적으로 거래된다. 전통적인 화랑가였던 인사동 및 삼청동에 이어 청담동과 신사동에 '개성있는 화랑'이 많이 들어섰다. 특히 청담사거리 네이터포엠 빌딩의 경우 갤러리몰을 형성했을 정도다.

1차 시장에서 선보인 작가들의 작품은 2차 시장인 유통시장에서 검증을 받는데 이 유통시장의 대표적인 것이 경매 회사이다. 주식시장에 비유하자면 화랑은 증권회사와 같은 존재다. 화랑을 통해 작품이라는 주식이 상장되고, 유통시장의 주역인 거래소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값이 변동이 되는데 미술품 유통시장은 경매회사가 주도한다.

 

 

▲ K옥션 6월 경매 모습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이 주도해왔다. 최근 D옥션과 M옥션 등 신생 경매업체가 새로 생기면서 경매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경매에 참가하려면 유료회원으로 가입해야하고 비회원은 참관만 가능하다. 유효기간은 1년이며 연회비는 10만원이다. 유료회원은 그림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이 들어있는 도록을 받아볼 수 있다. 또 응찰자는 경매 전 프리뷰 전시에서 작품을 만지며 실물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작품정보·거래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또 경매에 참가할 때는 낙찰가 또는 위탁가의 11% 정도의 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K옥션 김은지씨는 "초보자는 서면응찰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초보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인터넷 경매 또한 일반 경매와 다르지 않다. 인터넷 경매는 인터넷에 올라온 작품 가운데 마음에 드는 작품을 정해진 시간에 응찰하면 된다. 무료 회원 가입 후 예탁금을 넣고 그 금액에 한해 응찰할 수 있다. 대표적인 미술품 경매 사이트로는 포털아트, 메가아트, EM아트 등이 있다. 포털아트의 김이나 씨는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진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생존작가들의 작품만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따로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1년후 재경매를 보장하며 재경매시에는 10%의 수수료가 붙지만 회원분들이 1년간 그림을 감상한 비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마라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의 감각만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것과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것은 천지차이. 하지만 사람들은 큐레이터 등 전문가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갤러리에서 작가 선택에서부터 전시디스플레이까지 책임을 지고 있는 큐레이터들은 생각보다 친절하다. 갤러리 소미의 큐레이터 최종우씨는 "큐레이터가 하는 일 중에 관람객들에게 교육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면서 "갤러리에 소파도 있고 관람객들이 거실에 있는 것처럼 여유를 가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삼동에 있는 갤러리 소미, 관람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참고하고 공부하라
네이버 '미술투자클럽'은 대표적인 미술투자정보 공유사이트다. 이곳에서 투자자들의 동향을 살피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미술전문잡지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월간 ‘서울아트가이드’가 요긴하다. 또 K옥션이나 서울옥션 등 경매회사 홈페이지에서는 시장분석결과와 작품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백화점에서 여는 미술투자에 대한 강연회에 참석하는 것도 좋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6월~9월까지 진행되는 여름 학기 강좌 중 미술감상을 위한 갤러리가이드를 주1회 진행한다. 이 강좌에서는 미술 애호가들을 위해 평창동, 사간동, 삼청동 등 유명 갤러리가 모여 있는 갤러리를 직접 방문해 미술을 이해하는 기초적인 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에서는 8월20일까지 그림쇼핑체크포인트 강좌를 하고 있고 무역센터점에서는 14일부터 8월11일까지 미술경매 즐기기 강좌가 있다.

◇미술과 연애하라
미술품 재테크는 연애와 같다. K옥션의 김순응 사장은 미술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미술 재테크는 실패한다고 말한다. 미술품은 자산이기 이전에 예술품이고 미술시장의 움직임은 느리기 때문에 미술에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부동산이나 주식과는 달리 미술은 취향대로 즐기며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보고 느끼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어느새 전문가다 더 해박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 또 미술투자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미술투자가 과잉되다보니 인기작품의 위작들이 나타나 투자자들을 경악하게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초보자의 경우 작가와 컬렉터를 이어주는 '중간상인'을 무턱대고 믿지 말 것. 작품에 대해 일정정도의 보증을 해줄 수 있는 옥션이나 갤러리를 통해야 한다. K옥션의 김순응 사장은 “충동구매를 자제하고 분산투자 하라”고 당부한다.

 

 

▲신사동에 있는 갤러리 얼, 큐레이터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초보들에게 주는 TIP
K옥션의 김순응 사장은 그의 저서 ‘돈이 되는 미술’에서 "같은 크기에 같은 수준의 그림이라면 세로 그림보다 가로 그림이 비싸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얇게 칠한 그림보다는 두텁게 칠한 그림을 어두운 그림보다는 밝은 그림을 선호한다. 또 그는 풍경화의 경우 서양에서는 물이 있는 그림이 없는 그림보다 비싸다고 귀띔한다. 얼 갤러리의 백선경 큐레이터는 초보자들의 경우 원화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트 포스터나 판화작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갤러리 가이아의 윤여선 디렉터는 "미술품 구입 초보자는 인지도가 있고 검증된 작가의 소품을 사는 것이 무명작가의 큰 작품을 싸다고 덥석 사는 것보다 안전하다"며 "차차 작품보는 눈을 기른 후에 청년작가의 작품을 사주면 미술발전에 도움이 되고 개인적으로도 이득"이라고 설명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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