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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설명; 왓트만 종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그림.
1월3일 오후부터 눈보라가 쳤다.
퇴촌의 시골길에서 차가 빙판의 도로로
미끄러지며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새해 스케치 여행.)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휴식같은 내 친구가 나를 위해 집 앞에 차를 댔다.
늘 내곁을 지켜주는 마음이 노골노골한 양띠친구.
우리가 가는 곳은 늘 강과 산을 보러 나가는 길로
양수리, 퇴촌, 혹은 포천이나 용문사까지 단숨에 달린다.
따끈한 차와 추억을 상기시키는 음악을 들으며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두런두런한다.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의 화실시절이야기며,
가끔은 신랑의 흉을 보다가 결론은 늘
"그래도 우리 신랑만한 사람은 드믈어..ㅎㅎㅎ"하며
팔불출로 흉보던 입을 닫는다.
어제도 퇴촌을 돌아 천주교 성지순례지인
천진암을 돌아 밀면을 잘 한다는
한옥이 정겨운 음식점엘 찾아 갔다.
훈제고기와 시원한 밀면을 시켜 준 내 친구.
따끈한 방바닥과 우풍으로 등이 시린 한옥방의 식당.
흙벽으로 난 작은 창 밖의 풍경엔
어느새 눈발이 굵게 떨어졌다.
시골에서 맞이하는 눈은 삽시간에 거리를
백색으로 만들 뿐만아니라
인적조차도 뚝 끊어 놓는 괴기한 고요를 부르고 있었다.
나리는 눈을 흥겨워하며 시골길로
어그적거리며 나서긴 했지만,
우리의 갈길은 빙판과 눈 보라로 사면초과 상태였다.
몸은 긴장하여 바짝 오므라들었지만
입으로는 웃음을 흘리며,
" 넌 내가 아는 최고의 드라이버야!
넌 잘 할 수 있어!!"했고,
친구는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했다.
난 핸드브래이크를 잡고
차가 곡선 길에서 미끄러질 때마다.
친구와 난 한 몸이되어 브레이크를 잡았다.
아찔한 순간을 여러번 넘기고 눈 덮힌 시골길을
빠져나온 우리들.
중부고속도로로 들어 서고서야 내 손에선
핸드브레크가 자유로워졌고,
테이프에서 흐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한도의 한숨을...
너무 긴장을 했나.... 몸이 느슨하게 긴장을 풀면서
핸드브레이크를 잡고 있던
왼쪽 손과 옆꾸리가 결리기까지.
그러나 친구에게는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사는 일은 정말 한치 앞도 가름 할 수 없는
곡예와 같다.
불과 몇 분전 눈에 고립되어
눈 덮힌 자연 앞에서 쩔쩔 매던 우리가,
상황이 좋아졌다고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여유까지 부리다.
미사리까지 나와 라이브카페엘.
손님이 없어 한적한 카페에서 듣는 무명가수의
맑은 노래와 눈보라치는 오후가 썩 잘 어울렸다.
그림을 손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잔득 그리고 돌아 온 하루였다.
그 덕분에 여러장의 그림을 그리느라
눈보라 치던 퇴촌의 풍경을 생각하면서
밤을 꼴~~~딱 샜다.
그림 그리느라 밤을 샜는데도 피곤하지 않음은
아마도 내 친구와 함께 본 눈오는 마을이
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그런가 보다.
아주 오랫만에 본 눈보라가
나에게 여러 장의 그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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