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여행과 그림

08. 가을 스케치 여행

유쌤9792 2008. 11. 4. 21:24




공주로 가는 길.

가을을 들판의 주인은 바로 자연 그 자체이다.
자연이 주인인 줄도 모르고~~ 자연의 일부인 내가 늘 월권으로 투정부리다.





가을을 쓸어가는 바람에 은행 잎이 우수수 땅으로 구른다.

멀리 억새풀 속에 숨은 집에서는 은행잎의 방문을 환영한다.

가끔 나도 초원 속에 숲은 저런 집을 갖길 동경했었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언제나 엇박자로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어디에서든 만나는 순간이 없이 그리움만 쌓이게 한다. ^^*




내가 좋아하는 단감 과수원이 멀리 보인다.

키 작은 단감들이 못내 서운해 보인다.

긴 겨울내내 홍시 된 감을 기다리는 거리의 새들은 어쩌라고~~~!

하늘 아래 우뚝~~가장 높은 키를 자랑하던 감나무의 풍경도
이제 <추억 속의 그림에서나 볼 수 있을까~~>봐~~은근히 걱정이 된다.




공주에 발을 딛다.

아이들이 무령왕릉을 돌아보는 사이 나는 그림을 그리다. ^^*

가을이 지나가는 길섶에 선 저들은 어떤 사이일까~~~!





공주의 바람 속엔 백제인의 피리소리가 들어 있는 것 같다.

낙화암을 보고 ,고란사로 내려서~~백마강을 따라 배를 타다.
뱃 길을 따라 억새풀이 춤을 춘다.

의자 왕의 3000궁녀들의 마지막 춤사위가 저러했을까~~~!





지리산의 비탈길을 오르고 내리다.

아스라하게 보이는 발 아래의 산이 두 손을 턱 벌리고 나를 바라본다.

어깨가 두툼한 산의 등허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에겐 언제나 <최고의 후원자였던~~> 내 아버지가 생각난다.

붉은 단풍이 살며시 웃는 지리산을 이른 아침에 오르고 내리다.





섬진강에 서면 그리운 이가 있다.




그림설명 : 갱지 스케치�에 붓 펜과 수채색연필로 그린 그림.


여행은 한 줄의 시를 읊고, 마음에 새겨두는 일처럼~~~
풍요로운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