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종이 거울.

유쌤9792 2009. 1. 16. 06:34




★ 그림설명; 갈포지에 아크릴 물감,특수 물감을 사용해서 그린 그림.

갈포지(물건을 포장하기 위한 누런 종이)

종이의 질이 나쁘고, 종이가 너무 얇아서 그림 그리기에
어려움이 많았던 그림이다.

그러나 그 어려움도 종이는 감수해 주고 내 마음을 품어 주었다.

투명한 바위산을 향해 나르는 갈매기들.

눈에 보이는 것 만이 전부라고 믿고 사는 우리들의
얇은 본심과도 같은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 보았다.

내 손톱 밑의 작은 가시에도 그 아픔이 치열하면서
가끔은 타인들에 대한 고통엔 넉넉한 여유를 보이고야 마는지...

사는 일에 알 수 없는 화두는 많이 갖고 있지만
어느것 하나도 내게는 등불일 수는 없다.



★ 종이 거울.


사진 찍기.

영혼을 찍는다는 사진.
어릴적엔 어떤 모습의 얼굴도 생기가 있었다.

눈은 마음을.

입은 육체를.

코는 의지를.

턱은 의도를 나타낸다고 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눈빛은 흐려지고,

입은 급해지고,
코와 턱은 무디게 변 했다.

사람들이 말 하길.
그 무뎌짐은 너그러워짐이라 했지만,

내게 그려지는 종이 자화상은
너그러운 모습이 아니라
탐욕의 모습이 더 많아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기가 싫어졌고,
언제 부터인가 자화상을 그려도
내가 아닌 딴 모습의 그림을 그려 놓는다.

내 투명한 어리석음.

남들은 다 아는데 늘 나만 모르고

"사진이 너무 안 나오네..."한다.^^*






덩그러니 빈 하늘로 눈이 내린다.
긴 목을 수려하게 뽑아 낸 전봇대도 오늘은 휴일인가 보다.

늘 한 곳에 앉아 지나가는 이들에게 까시를 걸던 까치도 없다.

내 혼자만 눈 시리게 하늘을 향해 눈 도장 찍었다.





노래 잘 부르는 내 그를 위해 오선을 그린다는 것이 그만 육선을 그렸다.

그가 오기 전에 한 선을 지우려 달려 갔는데~~~
그가 나 보다 먼저 와~~~ 육선 위에 악보를 그렸단다.

늘 그는 나보다 한 발욱씩 미리 와 나를 기다리나 보다.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하여도 <사랑>이라는 그 마음 하나로 포장이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