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임인년 11월의 넷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2. 11. 24. 09:59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서 쪽 하늘이 붉게 물들다.

공기가 차가우면 노을의 색이 더 붉은 듯하다.

 

붉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던 손자는 어눌한 발음으로

<불~~ 불~~ ! >하였다.

<할무니~~! 깜깜해~~! 불, 불,> 하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사정없이 찌르려던 손자의 동작엔 힘이 넘쳤다.

 

22개월 손자의 감성도 할머니를 닮아 가나 보다.

 

우리 집의 서쪽 하늘은 우리의 넋을 달라고 할 때가 많다.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까마귀들이

어둠 속으로 침몰하는 모습도 붉은 하늘과 어우러지다.

 

 

임인년 11월의 넷째 목요일에~~

 

코로나 후유증인 증상으로 지독하게 심한 기침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에서 해제 된 지가 거의 60일이 다 되어 간다.

 

버스타고 가다가도 폭풍 같은 기침이 나오면

버스에서 내려 일단 환기를 하고 숨고르기를 해야만 한다.

그러니 기침 때문에 외출도 못하고

자려고 누우면 기침이 터져 누어있지도 못한다.

그래서 앉은 상태로 밤을 새기가 여러 날이다.

 

동네 이비인후과에도 다니고. 동네 한의원엘 다녀도

반짝 괜찮은 듯 하다가도 다시 기침이 !!!

죽을 것만 같다. 그러나 이 고통도 지나가리라. 믿자.

 

학교에 다닐 때에도 비염으로 고생을 했어도

기침으로 이렇게 오장육보를 한 번씩 뒤집는 기침은 처음이다.

 

한의사인 제자가 SNS 의 내 글을 보고 전화가 왔다.

“아니 코로나 확진 후에 그렇게 고생을 하시는데

저에게 연락을 왜 안 하셨어요??? ”

 

나의 증상을 자세히 묻고 또 묻더니 탄식을 했다.

그리고는 한약을 지어서 보내 왔다.

지시사항대로 잘 먹고 일주일 후에 다시 전화하자고 했다.

제자가 보내 준 한약을 먹은 지 6일째다.

 

약이 쓰기가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기침의 횟수가

확실하게 줄어들고 있다.

양약을 먹으면 위가 아프고, 혈압이 오르고 힘들다.

그래서 동네 한의원에서 가루약으로 한약을 지어

보름을 먹었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이제 제자의 사랑과 염려가 담긴 한약을 먹으니

열심히 잘 먹고 기침을 떼 버려야지. !!!고마우이. !!!

 

제자가 바쁜데도 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 준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제자는 1995년도 동대문에 있는 창신 초등학교에서 만났다.

3월 2일 신학기 첫 만남의 날. 병아리 색의 점퍼를 입고 있던

귀엽고 착하게 잘 생긴 제자는 13살의 소년이었다.

수줍음 많던 제자는 우리 반 6학년 1학기의 학급 반장이었다.

 

제자는 중 고등학교 대학을 거치면서도 나에게 연락을 꾸준하게 했다.

내가 학교를 옮기면 옮긴 학교가 어떤지 작은 화분을 사가지고 왔다.

잘 자라서 한의사가 되었고 나와는 꾸준히 촉을 연결하고 살았다.

 

영국의 아들이 한약 사진을 보고 한마디 한다.

“ 엄마 ~~! 이제 비로소 안심이 되요.

이제 기침 잘 치료를 잘 받겠구나 하는 안심이 되요.

형이 고맙네요. 그러니 엄마 !! 조금 더 힘 내셔요 ” 한다.

 

제자들도 나이가 드니 다 내 아들처럼 생각이 되다.

한 번 이어진 인연의 끈이 아주 질기고 단단하다.

 

오늘은 11월의 넷째 목요일입니다.

 

이제 한 장의 달력만 남긴 날입니다.

참으로 열심히 살아낸 날들이 절기 속으로 묻힙니다.

늘 건강 지키기를 우선으로 생각하시고 오늘도 평안하시길~~!

 

당신을 사랑합니다.

 

손발톱을 깔끔하게 다듬고 메뉴큐어도 발랐다.

 

내 발톱을 깎고, 다듬고 정리 받아 본 것이

어릴 때 엄마에게 받아 본 서비스가 다 였는데

60 년 만에 이런 호사를. ㅋㅋㅋ 기분이 묘하게 좋아졌다.

 

나이가 드니 눈도 잘 안 보여 내 발톱 정리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늘 대충 자르고 관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발도 관리를 받아보니 부끄러웠지만 발걸음이가볍고 상쾌했다.

 

얼마 전 라디오 음악 방송에 사연을 보냈더니

채택이 되어 손. 발톱 관리하는 미용 티켓이 두 장 왔다.

미용 상품권을 받고 한참을 망설였다

한 번도 해 본 일이 아니라 주저하게 되었는데

사용기한이 11월 말이라 일단 전화를 해 봤다.

 

미용 샵의 위치가 우리 집에서 가깝고

아주 자세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주기에 일단 예약을 했다.

손톱. 발톱을 동시해 관리 했기에 시간은 적게 걸렸지만

손톱을 관리 받는데 불편했다.

 

관리를 다 받고 집에 오는데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오면서

나 자신에게 선물을 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관리 받은 손톱사진을 찍어 딸에게 자랑을 했더니

<잘 했다고 깔끔해 보인다고~~>칭찬을 해 왔다.

 

퇴근 한 남편에게도 관리 받은 손발톱을 보여 줬다.

처음 보는 나의 변신에 적잖게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내가 남편에게 한 마디 했다.

<다음 달에 내 생일이 있으니 나에게 뭘 선물해야 하나 고민하지 말고

손발톱 관리할 금일봉 주시면 되요.> 라고

생일선물을 미리 귀 뜸 해 줬다. ㅋㅋㅋ

 

아!!! 사람들이 왜 기분 전환으로 손톱 관리 받는지 알겠다. ㅋㅋㅋ

 

내 나이 69세에 그 기분을 알게 되다니.

그러나 나를 위한 서비스 하기는 지금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