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2025년 4월의 둘째 목요일에~~

유쌤9792 2025. 4. 10. 09:50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봄볕이 바람에 실려 온 동네를 넘실댄다.

 

입 꾹 다문 채 바짝 마른 몸뚱이만을 보이던

나무들마다에 마술을 부렸는지

천사의 날개 같은 꽃들이 활짝 웃고들 있다.

 

하늘에 걸려있는 해님은 바람의 그물에 걸렸다.

물가를 떠다니는 새들도 해님의 근처까지 올랐다.

 

봄은 또 속절없이 흔적일랑 다 떨군 채 지나갈 것이다.

봄에 대한 나의 짝사랑은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되다.

 

 

2025년 4월의 둘째 목요일에~~

 

작년 봄에는 벚꽃을 보러

기차를 타고 마산을 거처 진해까지 다녀왔다.

진해엘 가보기 전에는 봄만 되면 오매불망 진해타령을 했다.

 

막상 진해엘 다녀 온 후엔 진해보다

우리 동네의 벚꽃이 더 잘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재천의 벚꽃, 매헌 숲의 벚꽃, 우리아파트의 벚꽃이

진해의 벚꽃보다 더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어슬렁거리다.

봄비 내린 후의 동네를 걷다보니 온 동네가 꽃동산이다.

 

해가 길어 저녁에 나가도 어둠아래의 꽃들도 낯설지 않다.

 

오늘은 을사년 4월의 둘째 목요일입니다.

 

봄기운이 왕성해지는 4월입니다.

산책하셔야 합니다. 봄기운을 받으셔야 합니다.

오늘도 평안한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 동네 아파트 안에는 900년을 살아낸

느티나무가 있다.

 

아파트를 공사하면서 죽을 뻔했는데

나무가 살아내길 희망한 이유로 아파트 안에

턱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봄이 휘몰이가 되어 동네를 들쑤시고 있다.

그런데 900년의 느티나무는 좀처럼 잎을 터뜨리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아 ! 봄엔 꽃 잔치가 먼저지.

이파리는 나중에 터져 나오지.

공연스레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나 보다.

죄송해요. 느티나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