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설명 : 왓트만 종이에 펜과 수채 물감으로 그린 그림
도곡동 언주초등학교 앞.
늘 그자리를 지키는 야채장사 아저씨.
자동차에 빈틈도 두지 않고 포개고 또 포개 얹어놓은 야채들.
그래도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아시는 눈빛으로,
"아저씨 고구마? 아저씨 옥수수?"하고 요구하면
배시시 웃으며 어디에서든 찾아 내주시는 손.
손이 저울이고, 눈이 저울인 아저씨.
덤으로 더 올려주는 야채를 부담스러워하는 우리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엇이든 꾹~꾹 담아주시는 아저씨.
일년 열두달.
그 어느 날이고
언주초등학교 담 옆에 야채 차로 시장을 여는 아저씨.
양지바른 쪽도 피해 앉았고, 바람이 부는 쪽도 마다하지 않고
늘 한자리를 지키는 아저씨.
도곡동 아낙들에게 덤이란 여유로움을 식탁에 올려주는 아저씨.
오늘도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다.
귀덮개의 모자를 쓰셨다.
명절에 누가 선물로 주었나.....?^^*
아저씨가 듬뿍 집어 준 냉이로 국을 끓였다.
된장도 듬뿍, 냉이도 듬뿍,아저씨의 정도 듬뿍.
밖은 아직 봄이 아닌데,
도곡동 집집마다의 식탁은 야채장사 아저씨가
몰아 준 봄 소식으로 민들레가 피었다.ㅎㅎㅎㅎㅎ
--- 야채장사 아저씨가 우리동네에서 보이질 않은지 오래 되다. 어디엘 가신걸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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