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저마다 인상을 쓰며 재첩 국을 홀대했다. 요즘 아이들 제 입에 달고 착 달라 붙는 음식만 먹으려 한다. 하기사 어른들도 ,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문득 저 많은 조개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미술 시간의 재료로 저 조개 껍질을 쓴다고 말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먼저 <그럼 씻어 올까요?>하고 물었다 <그래 씻으면 좋지. 그러나 자기가 먹은 조개를 자기가 씻어 와야 자기 작품에 붙이지> 했더니 조개 국이 싫다던 아이들이 너도 나도 조개 낚시질을 하느라고 야단이 났다. 남자 친구들이 깔끔하게 씻지 못 한다는 여자친구들의 잔소리에도 신이 나서 싫다 소리 안하고 히히 웃는 아이들. 빈 조개 껍질이 지금 일광욕 중이다. 다음 미술 시간엔 저 조개들이 분명 살아서 화지 위를 날거나 . 헤엄치거나 난리가 날 꺼다 집으로 돌아 가기전 아이들은 저 조개를 이리저리 뒤집고 만지고, 어찌나 귀찮게 굴던지 조개에 멍이 생기기 직전이었다. 버려지는 쓰레기에도 <의미>를 부여하고는 보다듬고, 관심을 갖으면 저렇게 빛나고 아름다워 지는 것을 모두들 미술시간이 기다려 진단다 나도 아이들이 만들어 낼 조개들의 대 변신이 기다려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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