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마음이 한결 같다는 지아비.

유쌤9792 2009. 1. 16. 07:01

 



가는 길이 맞나하여 끊임없이 지도를 보는 지아비의 모습이 좋다.

길치인 나에겐 지도를 보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나는 어디엘 가든 거리에 박아 둔 표지판을 보고 달리다가
목적지를 지나칠 때가 많아 늘 고생이지만 지도 보는 일을 잘 못한다.

그러나 지아비는 <지도>를 보는 것이 너무나 행복한 취미라고 한다. 



< 부곡 하와이에서>

30년전의 마음이나, 지금의 마음이나 한결 같다는 지아비.

손을 잡고 여행을 하면서 지아비에게
<고마워 정말 당신이 최고야!>하는 말을 진심으로 했다.

30년이나 변함없이 한 마음으로 날 바라보아 준 이
내 아버지 다음으로 멋진 남자다. 

23년전 우리는 경주, 부산, 창원을 거쳐
1983년에 부곡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왔다.

남들은 신혼여행으로 다 제주도로 간다고 야단일 때

우리는 베낭을 메고 기차를타고, 달구지를 얻어 타고 부곡까지 갔었다.

그런데 그 당시 우리에게 돈이 없어
화려한 부곡 하와이 호텔에서 묵지는 못했다.
그러나 입장료를 내고 저 안의 여러 곳을 구경을 하고 사진은
찍었지만, 잠과 밥 먹는 것은 근처의 가격이 싼 여관에서 묵었다.

23년 그 당시엔 저곳 도로사정도, 물 사정도 좋지를 못했다.
온천지역이라 여관에서는 더운 물만 나왔지
찬물이 나오지를 않아 목욕을 못했던 우리의 신혼 여행. 


23년만에 우리가 부곡 하와이 다시 찾았다.
그리곤 우리도 드디어 <부곡 하와이>에서 묵었다. 

그 예전 눈 부시게 아름답던 모습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모습처럼
세월의 때가 묻어 편안한 모습에 마음이 넉넉해 졌다.


금요일 비가 오는 풍경을 바라 보면서 둘이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에 연연하지 않고,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집에 두고 온 다 큰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여행을 하다,
<아이들에게 전화를 자꾸 걸어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쉼 없이 이야기
중계방송 하듯 했더니 아이들이 하는 말
이제 전화 그만 하시고 두 분 재미 있게 놀다 오셔요 한다>

둘이 오롯하게 여행을 다니는 것이 좋다.
처음 우리가 만나 <사랑>을 시작 했을 때의 이야기며,
헤어질 위기를 여러 번 겪으면서도 굳굳하게 <사랑>을 지킬 수 있었던
그 알 수 없던 힘에 대한 이야기를 신화처럼 한다

마음은 30년 전 그 자리에 남아 있는데
몸은 어느새 지는 낙엽의 모습을 시샘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우이 둘의 눈에는 아직도 그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라며
서로의 어깨를 감싸 안는 것도 역시 제 눈의 안경인가 보다.





< 옛날엔 그랬었지 추억타령,>

성균관 대학교 명륜당에서의 전통 혼례식으로했다.

신혼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갔다.

딸을 데리고 2년전에 경주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불국사 들어 가는 입구의 모습이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기에
우리가 경주에 다녀 왔다는 말을 의아해 했던 딸.

연애 때는 둘이서 산에도 참으로 많이 다녔다.

무겁게 물도 들고 올라가기도, 내려 오기도
산에서 해 먹던 밥이 가끔 눈에 선하다.

부곡 하와이에서 멋지게 사진 한장.
23년전의 일이다. 

이제는 저런 모습이 나에게 어디에도 남아 있질 않다.

지아비는 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를 해 준다.
< 멋 진 두 아이가 우리에게 생겼으니>

아들의 나이에 지아비는 <사랑>을 시작 했다고 자랑한다.

아이들과 지아비.
언제나 나에게 든든한 사방의 바람 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