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정말 나 왜 그러는 거야 !!

유쌤9792 2009. 1. 16. 07:25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겨울바람이 시퍼런 작두 위에서 춤을 추는 듯 아슬아슬하게 춥다.

그러나 겨울의 양지와 음지의 강한 성질이 맘에 든다.
아무리 바람이 추워도 양지바른 곳에 있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다.

바람 따라 고개를 이리저리 흔드는 억새도 
나처럼 행동이 굼떠 아직도 겨울인 줄 모르나보다.

내 요란한 재채기에

억새들이 잠시 멈 짓 한다. <왜 그래 !>



 < 왜 그래~~! >

아들은 요즘 부재중이다.

방학을 하자마자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방을 얻어 집을 떠났다.

아들의 고교시절. 대입시를 바라보던 때에는

내가 더 힘들고 괴로운 때였지만
지금 아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한결 가볍고 편하다.

그러나 습관은 충직한 하인처럼 충실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으f례 아들의 방안을 기웃거리던 내 습관에
오늘 아침에도 아들 방의 문을 살며시 밀어 보았다.

우리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이 아들의 방이지만
오늘 아침엔 아들의 빈 방이 광장처럼 너무나 횡해 보인다.

집을 떠난 아들은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어느새 저렇게 컸!
늘 내 어깨 죽지 아래 웅크리고 있는 작은 아이 인 줄 만 알았는!

혼자 잘 지낸다고 큰소리치는 아들에게 은근히 서운해 지려한다.
아니 혼자 지내는 것이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아들이라면 더 미울 런지도 모른다.

아들에게서 시작되는 여러 가지 사건과 생각들은
이래도 저래도 섭한 마음이 먼지처럼 내려와 앉는 것을 보면
<아들>은 내 가슴에 박혀있는

또 다른 그리움일 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나 왜 그러는 거야 !

밀린 빨래를 들고 온 아들을 안고 무자비하게 뽀뽀를 퍼 부었다.

<엄마가 보고 싶었니?> 아들아 !
<쬐금이지만 그래 그래요. 쬐금 보다는 많이 >

남들이 보면 아니 우리 식구들이 보면 흉볼까 봐
아들과 내 해 후식은 동작을 요란했지만 은밀하게 이루어졌다.

정말 나 왜 그러는 거야!

< 아들과 나 그리고 아들의 아버지 >

우리 <둘이 너무나 닮았다고> 보는 이들마다 말을 한다.

그 말을 나는 좋아한다. 그러나 아들은 어떨까?

아들의 외모는 나를 닮고 내면은 지 아버지의 속 그대로인 것 같다.
아들과 나 종종 말도 안 되는 말을 갖고 삐지고 싸울 때가 있다.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아라
난 언제나 <혼자>인 것을 즐기면서도 <혼자>가 되면 내 주변이 궁금해진다.

<혼자>서 밥 먹기가 익숙하지 않고, <혼자>서 집 보기가 서툴어
외출한 아이들에게 <언제>오느냐고 전화를 건다. ^

예전엔 <혼자>서도 잘 하던 일들은 이젠 잘 못하는 것.
아마 내가 나이를 먹고 게을러지고 있는 중이라서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