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그림설명; 골판지에 아크릴 물감과 여러 가지 혼합재료로 그린 그림.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은 비탈길이라 쌩~~`하고 달리면 눈 깜짝 할 사이였는데, 집으로 올라가는 길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 오르고 또 올라가도 끝이 안 보이는 곳. ★★우리 동네. 누구나 다 자기가 살던 어릴 때의 동네를 그리워한다. 우리 동네는 아담한 한옥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있던 곳이다. 집 한 채 건너마다가 골목집으로 되어 있었기에 골목집에 사는 친구들의 집은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올라 가는 길처럼 아스라하게 멀리 보였다. 집 근처에 있던 느티나무도 거인처럼 큰 나무로 알고 나무에 매달려 놀았고, 어른이 되어 그 느티나무를 보니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나무로..... (느티나무가 길 한 복판에 있었다. 여름에는 그 나무 아래에 평상을 펴고 동네 아줌마들이 부채 하나씩을 들고 모여 앉았다. 우리도 물론 그 곁에 모여 놀았다.) 아줌마들의 수다에 < 누구네 집은 어떻고, 누구네 집은 어떻고, 등등----> 어느새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느티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바람이 불면 휘~~익 날아 뻥 튀기로 튀겨진 소문은 쥐처럼 잽 사게 돌아다녔다. 엄마는 내가 시잘 때 없이 그 느티나무 아래에 끼어드는 것을 싫어 하셨지만, 난 친구들을 불러내지 못한 밤에는 ------- 늘 느티나무 아래로 가 아줌마들의 수다 듣는 것을 좋아했다. 아줌마들은 " 영아 엄마는 뭘 하시니...? 영이네 엄마는 서울 댁 깍쟁이라 여기에 안 나오지?"라고들 했지만 아줌마들이 엄마를 두고 하는 말인 '깍쟁이 서울 댁'이란 표현을 좋아했다. 아줌마들의 수다가 늘 같으면 친구들을 모두 불러냈다. 우리 동네에서 멀리 나가 다른 동네까지 쑤시고 다녔다. 그렇게 말괄량이로 온 동네를 쏘다니면서도 속으로는 겁이 많아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릴 까봐 집 나갈 때엔 나만이 아는 표식을 동네 곳곳에 했다. (아마도 강아지가 발 들어 전봇대마다에 자기 흔적을 남기는 심정으로.ㅋㅋㅋㅋ) 학교에서 선생님 몰래 주머니에 넣어 온 몽당분필로 작대기 하나씩을 그렸다. 담에도 전봇대에도 그리고 남의 집 대문에도, 길가에 널어놓은 빨래에도.^^* 하얀 분필로 동네 곳곳을 화판 삼아 그림 그리기를.... 집은 한길 가 골목 안 평지에 있었는데도. 우리 집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멀게 느껴졌다. 그것은 아마도 늘 골목길을 뱅뱅 돌아 걸어 다녀서겠지. 집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멀었다. 그래서 아직도 꿈을 꾸면 어릴 적 내 집을 찾는다. 그렇게 긴 길을 허우적이며 해매이다가 잠이 깨고 나면 허무하기도.... 그러기에 어릴 적 마음에 그림으로 남아 있는 풍경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지워 낼 수가 없다는 말이 맞나보다, 짧은 여름 밤~~~ 긴 꿈을 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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