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용문사 은행나무

유쌤9792 2008. 10. 5. 20:50
 




★ 그림설명; 두꺼운 한지에 펜과 수채물감으로 그린 그림


추운 용문산 벌판에 서서 은행나무의 용트림을 그렸습니다.
얼마나 추웠는지 함께 간 친구는 경내를 빙빙 돌고,
장갑을 낀 내 손은 손 끝이 아려왔습니다. 그래도 노랬던 잎을 다 벗어 버린
은행나무는
그 진솔한 모습 자체로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은행나무 사랑을 좋아합니다.


꼭 바라 보아야만 사랑을 이룰수 있다는 은행나무.
용문산의 은행나무들은 모두 경내 앞에 서 있는 묵은
은행나무를 향해 경배하듯 서 있습니다.



천년의 사랑.
그런 은행나무의 겨울나기는 추위에 서서 그림 그리는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내려다 보는 듯 했지요.



언 손을 부비면서 경내에 서서 마신 차. 온기가 몸으로 퍼지면서 작은 행복이...
행복은 참으로 작은 행위에서도 오는듯 합니다.

많이 걸었지요. 눈으로 살짝 얼은 숲길을 걸으며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내 어리석음을 탓 하기라도 하듯.
봄을 부르는 물소리가 힘차게 들렸고, 마른 나무가지 끝에
부풀어 오르는 새싹들은
봄에 다시 오라는 손짓인 듯 했습니다.


하얗게 언 양수리 강을 바라보고,
해가 지는 한강의 노을을 바라 보며,

라디오에서 흐르는 "사랑으로"의 노래를 열창했고,
내 스케치 여행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개학 하기전 마지막 나들이인 셈입니다.
겨울이 지나가는 자리를 내 화폭에 숨겨서 왔지요.

살짝 소리없이 오셔도 용문사의 겨울 보내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겨울에 용문사엘 다녀 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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