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창을 열어 해를 들인다.
해도 휴일인 줄 알고 여유있는 몸짓으로 느릿느릿하게
동쪽으로 난 창을 두드린다.
아이들은 시험이라며 모두 나갔다.
빈집에 또 신혼(?)의 기분으로 둘이 마주보고 앉아 차를 마신다.
혼자 시작해서
둘이 시작해서
넷이 되고
다시 둘이 되고, 혼자로 돌아 가는 것.
해돋이의 반복 됨과 같으리라.
어느 날 하루도 같은 모습의 빛을 연출하지 않는
화려하고도
조금을 쓸쓸한 것이 우리와 닮은 듯 하다.
여유로운 휴일 아침.
엄마 손길처럼 따사한 햇살을 등에 업고
묵혀둔 이불 빨래를 꺼내 베란다에서 잘근잘근 밟아 보리라.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이불 빨래를 보며
저만치 빙~돌아 모습을 감추는 해를 보며 점심준비를 해야지.
오늘 점심은 둘이서 호박 넣은 막 국수에 열무 물김치로,
어떠 하신지......^^*
< 우리 아이들이 고등학생 일 때 쓴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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