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삼선동 5가 252번지

유쌤9792 2008. 10. 21. 20:29



★ 그림설명; 골판지에 아크릴 물감과 여러가지 혼합재료로 그린 그림.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은 비탈길이라 쌩~~`하고 달리면 눈 깜짝 할 사이였는데,
집으로 올라가는 길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안 보이는 곳.


★★우리동네.

누구나 다 자기가 살던 어릴 때의 동네를 그리워한다.

우리 동네는 아담한 한옥이 옹기 종기 머리를 맞대고 있던 곳이다.
집 한 채 건너 마다가 골목집으로 되어 있었기에 골목집에 사는 친구들의 집은
구불 구불 산길을 따라 올라 가는 길처럼 아스라하게 멀리 보였다.


집 근처에 있던 느티나무도 거인처럼 큰 나무로 알고 나무에 매달려 놀았고,

어른이 되어 그 느티나무를 보니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나무로.....
(느티나무가 길 한 복판에 있었다. 여름에는 그 나무 아래에 평상을 펴고
동네 아줌마들이 부채 하나씩을 들고 모여 앉졌다. 우리도 물론 그 곁에 모여 놀았다.)

아줌마들의 수다에 < 누구네 집은 어떻고, 누구네 집은 어떻고,등등---->
어느새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느티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바람이 불면 휘~~익 날아 뻥 튀기로 튀겨진 소문은 쥐처럼 쨉싸게 돌아다녔다.

엄마는 내가 쓰잘때 없이 그 느티나무 아래에 끼어 드는 것을 싫어 하셨지만,
난 친구들을 불러내지 못한 밤에는 -------
늘 느티나무 아래로 가 아줌마들의 수다 듣는 것을 좋아했다.

아줌마들은 " 영아 엄마는 뭘 하시니...?
영이네 엄마는 서울 댁 깍쟁이라 여기에 안 나오지?"라고들 했지만
아줌마들이 엄마를 두고 하는 말인 '깍쟁이 서울댁'이란 표현을 좋아했다.


아줌마들의 수다가 늘 같으면 친구들을 모두 불러냈다.
우리동네에서 멀리 나가 다른 동네까지 쑤시고 다녔다.

그렇게 말괄량이로 온 동네를 쏘다니면서도 속으로는 겁이 많아 돌아오는
길을 잊어 버릴 까봐 집 나갈 때엔 나만이 아는 표식을 동네 곳곳에 했다.
(아마도 강아지가 발 들어 전봇대마다에 자기 흔적을 남기는 심정으로.ㅋㅋㅋㅋ)

학교에서 선생님 몰래 주머니에 넣어 온 몽당분필로 작대기 하나씩을 그렸다.

담에도 전봇대에도 그리고 남의 집 대문에도, 길가에 널어 놓은 빨래에도.^^*

하얀 분필로 동네 곳곳을 화판 삼아 그림 그리기를....

집은 한 길가 골목 안 평지에 있었는데도.
우리 집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멀게 느껴졌다.
그것은 아마도 늘 골목길을 뱅뱅 돌아 걸어 다녀서 였겠지.

집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멀었다.
그래서 아직도 꿈을 꾸면 집을 찾으로 헤매이다가 잠이 깨고 나면 허무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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