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내 딸은 지 엄마에 대해 어떤 기억을 말 할까?

유쌤9792 2008. 10. 21. 20:33



★ 그림설명; 파란색 머메이드지에 특수물감으로 그린 그림.

여름 밤 하늘은 나에게 늘 꿈과 그리움을 준다.

한 낮의 더위 만큼이나 밤 하늘이 펼쳐주는 숨은 이야기들은
동화 속의 이야기 처럼 내게 속삭이 듯 말 해 준다.
" 우린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을 살고 있다고...!"



★★ 딸과의 토요 데이트.

딸과의 토요 데이트를 시작 한지가 5년 쯤 됐다.

딸인데도(?) 무뚝뚝하기가 이를 때 없는 지희.

아주 아기일 때부터 무엇이든
"내가 할꺼야!!"하는 고집으로 나와 많은 실랑이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 나와 의견 출동로 부딪히는 일도 많았고,
1차 사춘기(초등학교 4학년 때)가 오면서 더 말이 없어 졌었다.

딸과 엄마.

<< 딸이 성장 하면서,사춘기가 되면서
엄마와 딸은 얼굴만 보면 싸움꾼으로 변하다가
딸이 시집을 가면 그때 부터 엄마와 딸은 <女子>라는 동지애로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는 말>>

세간에서 떠도는 이말을 확인이라도 하듯.
지희와 나도 서먹한 기운이 깊어져 가는 母女지간으로 변 하려 했다.

<< 참고로--- ^ㅇ^ 아들과는 장가가기 전까지는 母子지간이 연인 같다가
아들의 결혼과 동시에 아들이 원수로 변 한다나...ㅎㅎㅎㅎㅎ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 해서라나.. 내 아들도 그럴라나....ㅋㅋㅋㅋㅋ>>


그럴 때.
내 작은 머리에서 생각 해 낸 일이 있었다.

내 화실이 있었고,
화실에 모이는 이들과의 추억이 숨겨져 있는 대학로를 생각했다.

지희와 함께 대학로로 나가 연극도 보고, 엄마의 추억도 이야기 해 주고,
둘이서 오롯하게 즐길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식사를 감행하기로...

매달 한 번씩 < 지희와의 데이트 >는 이렇게 시작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지희가 좋아 할 어린이 연극을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 연극까지 함께 본다.

연극을 보고 나서는 연극을 본 후의 느낌을
서로의 눈 높이 느낌으로 이야기하고,
우울한 내용의 연극을 본 날은
밥을 먹고 나서는 개운하지 않은 기분을 풀기 위해
뒷 풀이라면서 다시 흥겨운 내용의 연극 보기도 한다.


어제가 바로 우리의 데이트 날이였다.

어떤 연극을 볼 것인가 금요일부터 신문을 샅샅이 훌터보고,
나 혼자 기분이 좋아 흥얼거렸다. ^^*

--- 중학생이 되면서 지희는 학원, 시험, 동아리 활동등 때문에
토요 데이트를 꼭~~꼭 지키지 못했다.

번번히 그 데이트 날이 되면
나 혼자 마음 쓰다가 지희의 눈치만 보기를 여러 달.------


흐린 여름 하늘을 무시하고 우산없이 대학로엘.

비가 갈팡질팡하는 대학로를 뺑~~뺑 돌아
우리가 선택한 연극의 표를 예매하고
우리는 늘 가는 곳인 샘터건물의 < 자바 > 커피점에서
비 오는 거리를 보면서 차 마시기를.

(지희와 내가 보려던 연극은 동숭아트센타 동승 홀에서 하는
-- 이발사 박봉구--였는데 이 연극은 고등학생 이상 관람이라 못 보았다.
그 대신 살인의 추억. 원작인 --날 보러와요-- 를 보기로 했다)


연극은 우리 둘에게서 정지 된 듯한
침묵의 시간과 대화의 소재를 던져 주고 만족하게 공연 되었다.

공연이 끝난 뒤.
분위기가 근사한 집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비가 오는 거리를 작은 우산 하나에 의지 한 채 걷기도.
( 우산을 안 갖고 나갔기에 유아스러운 노란 우산 하나를 샀다 )


집으로 돌아 오려고 나오는 길에 우리 둘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 뒷 풀이로 하나 더!!!!--- 를.
그래서 8시30분에 하는 코믹 연극 한 편을 더 보고 집으로..^^*


지희 와 나.
집으로 돌아 오는 버스에서 졸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나와 지희는 신발을 바꿔 신었다.

비 오는 길을 질퍽 거리며
맨발 샌들로 걸었더니 발이 부르터 아팠기에,
지희가 자기 운동화와 내 샌들을 바꿔 신자고 했다.


내 예쁜 딸 지희.
내 굽 있는 샌들때문에 지희 키가 나 보다 훌쩍 더 커 보였고,
지희의 납작한 운동화때문에 내 키는 더 작아 보였다.


쑥~~~쑥 크는 딸.
키 만큼이나 마음도 쑥~~쑥 크고 있는 딸.


<<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연극이라는 것이란 것을 알게 될 쯔음엔
지희도 내 손에서 떠나 가겠지......


내 나이쯤 되어서
내 딸은 지 엄마에 대해 어떤 기억을 말 할까?





<살인의 추억>원작 연극 날 보러와요 팜프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