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2006년의 6월마지막 놀토.

유쌤9792 2009. 1. 20. 08:36

★  그림설명; 왓트만지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바람을 따라 여름의 열기를 삭히기 위함에
화폭 가득 바람을 그렸다.


여름이 푹 삶아진 붉은 애 호박 속처럼 뜨겁다.

이제 어디엘 가던 뜨거운 태양의 화풀이를 피 할 수가 없다.

夏至가 지나고 난 다음의 여름은 한 성질한다. 



<6월의 넷째 금요일은 6월의 마지막 놀토다.>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어슴프레한 희망을 들고 떠나는 여행길은
늘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우리 부부를 모험가로 만드는 듯하다.

2006년 상반기를 마감하는 여행이기에
월드컵 경기가 있는 것도 잠시 눌러 둔채  길을 떠났다. 

서울을 떠나며 바라 보는 노을
저  노을따라 나도 마음에 봉숭아 물을 들였다.


여주 휴계소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등어 구이와 김치볶음.
그러나 시장끼를 속일 만큼 맛이 좋지는 않았다.

지아비가 들고 온 뚝배기 속의 선지 해장국은 더욱더 맛이 없었다.
에그 저녁식사를 여주 하늘의 노을 빛과 맞 바꾸었다.

여주 휴계소의 자율 식당의 주방장의 음식솜씨는 정말 형편 없다.


강원도 봉평 사거리의 밤은 조용하면서도 의젓한 자태로 깊어갔다.

이효석님의 고향이며 메밀 꽃이 아름다운 봉평.

우리의 여행지가 처음부터 봉평은 아니었다.

원주를 향해 달리던 지아비가 갑자기 봉평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저 사거리에서 우리 부부를 반갑게 맞이해준 이가 있었다.

바람 따라 지나가는 말처럼
<언제 여행을 하다가 봉평에 오는 일이 있다면
메밀 냉면 나누어 먹자던 >고운 님이 있었다.

봉평 사거리에 서니 그 고운이의 <냉면 나누어 먹기>가 생각났다.

혹! 결레가 될까 조심스럽게 전화를 했는데
너무나 반갑게 달려나와 우리를 반겨주기에
나와 남편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우리 부부를 반긴 그녀는 봉평에 사는 <선화공주님>었다. 


봉평은 팬션 마을이 따로 있었다.

개구리 우는 냇가를 따라 밤길을 더듬어 올라 간 곳.

어디서 잠 자리를  틀어 내릴 까 고민 하던 중
생각지 못한 고운 인연(선화공주)과의 만남 덕에
깔끔하고 고운 <강애 산애> 라는 팬션에서 하루를 묵었다.

★ 강애산애---평창군 봉평면 흥정리 250-4
    (033) 336-9996   휴대폰 011-336-9996

선화공주는 우리를  후배네 팬션으로 안내 해 줬다.


바람이 어찌나 쌀쌀하던지 초 가을의 싸늘한 바람을 느꼈다.

팬션 주인장이 내온 따끈한 커피의 맛이  환상이었다. 

동화에서 나오는 집처럼 모든 것이 곱고 편안했다.


강애 산애 팬션의 밤과 낮.

한 여름에도 에어컨이 없이 산단다. 물론 모기도 없고


<봉평의 허브나라.>

1993년에 문을 열었단다.

주인의 손길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고운지 넓다란 허브 정원 곳곳이
모두 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에 나오는 풍경이다.

허브로 만든 아이스크림.

우리도 아이들처럼 아이스크림을 시켜 두고 의 좋게 나누어 먹었다.

무지 더웠다. 그러나 허브농장은 둘러 볼 만은 했다.
 

봉평에서 만난 선화공주와 두 아들.

이효석님의 생가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선화공주가 진짜
메밀로 만든 부침과 맛있는 냉면등등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선화공주는 꼭이나 내 친정어미처럼 봉평의 자연산이라는
메밀로 만든 묵, 국수, 강정, 차 등 헤아릴 수 없을 만치의 많은 먹거리를
바리바라하게 싸서 내 차에 실어 줬다. 

차에 실은 선화공주님의 마음이 너무나 크고 정스러워 봉평을 송두리채
얻어 가지고 돌아 오는 듯  마음이 뿌듯했다.

봉평에서 만난 선화공주때문에~~
지루하고 긴 여름을 너무나 잘 보낼 수 있을 듯한 마음에 기분이 좋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외롭게 긴 여행을 했는데
내 외로운 여행의 한 부분을 그녀의 마음에 꽉 묶어 두고
돌아 왔다는 것을 그녀는 눈치 챘을까!

이제 나도 마음을 풀어 놓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바람따라 바람이 날 만 한 곳을 찾았다.

그녀가 태어났고, 그녀의 뿌리를 내린 봉평을 꼭 지키고 있겠노라던
그녀 덕분에 난 이제 내 여행의 외롬을 치료하기 위해 갈 곳이 생겼다. 

< 우리카페에서 그녀의 아이디가 선화공주였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노을 빛이 초여름의 봉숭아 꽃 잎처럼 발그레하게 얼굴 붉혔다.


여행을 한다는 것.

때로는 알 수 없는 인연이 아주 오래 된 인연처럼 의미를 남겨주기도,
또 다른 그리움과 궁금증을 내 삶의 갈피에 묻어 두는 일이기도 한다.

지아비와 나 
2006년 상반기의 여행에 잠시 <멈춤>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