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계묘년 2월의 첫 목요일에~~~

유쌤9792 2023. 2. 2. 09:59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숲으로 들어가면 나무는 볼 수 있어도

나무가 만들어 내는 큰 포옹의 울타리는 볼 수 없다.

 

내 머리 속에 기억 되는 숲이나 바다의 풍경은

언제나 내 마음의 해석대로 제 멋 대로다.

 

겨울바람의 울음은 폭우와 폭포, 파도소리와 흡사하다.

겨울도 긴 것처럼 느껴지지만 100일 정도다.

 

가고 나면 또 익숙한 풍경이 온 세상을 바꿀 것이다.

기다림에 익숙해진 나이 듦이라 초조하지는 않다.

 

파도의 울음소리가 벅차게 들리는 겨울 바다가 궁금하다.

 

 

● 계묘년 2월의 첫 목요일에~~~

 

오래 된 집이라 세월의 때가 구석마다 덕지덕지 하다.

 

그 중에서도 온 식구가 사용하는 욕심 겸 화장실은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상큼함이 없다.

 

아이들이 성장 한 후엔 욕조를 없애고

샤와 부스만 남겼다가 다시 욕조를 새로 넣었다.

 

몇 해 전에는 욕조 벽의 수도가 고장이 나서

새로 바꾼다고 남편이 기술자를 부르지 않고 재료를 사다가

자신 만만하게 일을 하더니 공사 부실인지 아랫집의

안 방 천장과 벽으로 물이 새서 많은 고생을 했다.

 

우리 집의 어느 곳이 새는지를 찾기 위해 기계를 동원하여

찾아보더니 물이 새는 곳이 욕조에 달린 냉수 관이라고 했다.

 

욕조주변의 타일을 모두 까내고 낡고 삭은 냉수와 온수 파이프를

새로 교체 하는 대 공사를 했다.

 

그리고 아랫집에는 안방 천장과 벽의 도배를 새로 해줬다.

아랫집에게 너무 미안해서 정신적과 물질적인 피해 보상도 했다.

 

집이 오래 되다보니 사는 일에는 익숙하여 좋기는 한데

혹시 우리 집의 파이프들이 노쇠하여 터질까봐 전전긍긍하다.

 

 

기분 전환을 위해 욕조 주변의 실리콘을 여러 날 뜯어냈다.

그리고 내가 직접 실리콘을 쏴서 마감을 했다.

기술자처럼 잘 되지는 않았지만 보기에는 깔끔하게 마감 되었다.

 

지난 주말 그림 전시장엘 혼자 다녀오면서 기대를 했다.

<혹! 남편이 욕조 주변에 실리콘을 쏴 놓지 않았을까~?>하는.

욕조 주변을 만져 큰 고생을 하던 트라우마가 생각났을까~!

 

회사 퇴근 후 내가 마감한 욕조 주변의 실리콘을 보더니

칭찬에 칭찬을 하는 남편. <역시~화가의 손이 다르네!!>한다.

 

우리는 요즘 아주 작은 일에도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남편은 여름날의 노래하는 베짱이, 나는 개미라고 말한다. ^^*

 

오늘은 2월의 첫 목요일입니다.

 

아직 추위가 남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말이 입춘입니다.

더 건강 잘 챙기시고 늘 평안한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손자가 인사동 나들이를 했다.

 

24 개월. 생에 처음 인사동엘 나오다

전시 중인 할머니의 그림을 보러 나왔다.

무엇을 느끼는 듯. 내 그림을 오래 바라보다

그리고는 웃음소리를 내며 좋아하다

<할머니의 그림 예뻐. !!!>

 

사계절의 그림 중 어느 것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눈 오는 풍경의 그림 좋다고 한다. ㅋㅋㅋ

 

전시장 안의 그림을 아주 찬찬히 보다.

밤 풍경에서는 어둠과 달을 찾으며 말하고

무늬가 넘실넘실한 그림에서는 새가 나른다고 했다.

 

역시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의 손자이기에.

역시 그림을 전공한 엄마의 아들이라서인지

전시장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태도도 다르다. ㅋㅋ

 

그림을 하나씩 아주 자세히 올려다보면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가의 마음을 읽어 냈다.

 

24 개월의 손자.

그림마다 이제는 할머니 그림이라고 외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