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목요편지

계묘년 4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유쌤9792 2023. 4. 27. 11:30

 

★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초대하지 않은 비와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면

봄은 우리에게서 인사 없이 멀어지다.

 

여름이 몰고 오는 바람은 초록빛이다.

나무들은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내어주기 싫은지

나뭇잎들을 빽빽하게 겹치기로 옷을 입다.

 

새들은 나무들이 만들어 주는 그늘에서 잡담을 나누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초여름이 예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과함이 없는 초여름이 좋다.

 

처음이라는 단어에서는 순수함이 느껴지다.

 

 

계묘년 4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나의 손자는 지금 27개월 생이다.

우리 부부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주는 손자다.

 

거의 매일 저녁에 화상통화를 한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빨을 닦으면서 놀면서 통화를 한다.

주로 할아버지를 더 많이 찾는 손자이지만

종종 내가 만들어 준 반찬이 맛이 있다고 칭찬도 해 준다.

 

27개월의 아기이지만 소통이 되게 말을 하기에 신통하다.

 

남편이 손자의 자람을 보면서 한 마디 한다.

<우리들 아이 기를 때에는 함께 저녁 먹는 것도 어려웠고

함께 놀아 준 기억도 거의 없는데 청소년이 된 것 같아!>

 

부부가 둘이 다 직장생활을 했으니 나는 학교가 멀어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섰고, 대기업 다니던 남편의 퇴근시간은

일정하지가 못했다.

두 아이의 모든 것을 집에 계시던 유모님이 다 하셨다.

 

아들은 유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유모가 보이질 않으면

어찌나 울고불고 했는지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오면

유치원에서 전화가 걸려와 유치원으로 다시 달려가곤 했다.

 

딸은 위로 오빠가 있었던 덕분인지 일찍 의젓해졌고

복도식 아파트에 살던 장점으로 이웃이 서로서로 돌보아 줬다.

그러다가도 안 되면 남편이 휴가를 내어 아이들을 돌봐야만 했다.

 

아이들이 아플 때가 가장 어려웠다.

아들은 천식이 심하여 거의 매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딸은 어릴 때 장이 잘 꼬여서 병원 응급실로 가기도 여러 번.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학교를 그만 두고 싶었다.

 

요즘 손자가 중이염으로 콧물을 흘리고 열이 나니

딸이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로 병원 순례를 하는 것도 슬프다.

손자가 아프면 딸과 사위가 초주검이 되는 것을 보면 더 슬프다.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는 세월의 달리기만큼이나 빠르다.

 

27개월 생의 손자와 소통이 가능해지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다.

 

오늘은 4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날씨가 고르지 못하여 감기 걸리기 딱 좋은날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도 평안한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금화마을의 사계절 풍경은 동화책 속처럼 아기자기하다

그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솔길의 풍경을 담다.

 

구도도 좋고 여린 초록의 잎들도 순수한 초록빛 그대로다.

하늘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자리를 넓히는 야생화들은

투정 없이 제 할 일들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뒷짐을 지고 슬슬 걸으면 가슴이 쫙 펴져서인지

온 몸으로 나무들의 초록물이 스미는 듯 시원하다.

 

내가 침묵으로 거닐면 자연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다.

유난히 새들이 많은 금화마을의 새들은 수다쟁이들이다.

 

여름이 시작되면 자연의 풍경도 구도를 갑자기

다 바꿔버리기도 한다.

여름이 시작 되는 금화마을의 풍경은 생경하고 아름답다.

 

매년 정직한 순환으로 자연의 이야기는 다 같겠지만

올 여름엔 또 어떤 역사와 기록이 추억으로

우리의 마음에 남겨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