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설명 : 종이에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산의 뼈대가 안타깝게 보이던 겨울이었다.
겨울이 지나고 나무들이 기지개를 펴며
산의 뼈대를 감싸 안더니 산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산과 산의 틈에 마음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세월로 쌓아 올린 탑은 아주 멀리서도 보인다.
세월은 우리의 사정일랑 아랑 곳 없이 바람을 따라
곁에 우리가 있음을 알면서도 지나치다.
세월의 민낯을 보고 싶다.
나는 이미 민낯으로 세월 앞에 서서 투정도 삼키는데
세월은 언제가 되어야 진솔한 속내의 민낯을
우리에게 보여 줄까~~!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남겨져 있질 않다.
열심히 아주 열심히 살아 냈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노을 앞에서, 밤하늘의 초승달을 보며 울먹이다.
나는 아직도 나의 탑 만들기를 시작도 못 했는데~~!
● 계묘년 6월의 마지막 목요일에~~
여름 장맛비가 오락가락하여 세상이 젖은 빨래 같으면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냉장고를 뒤적이게 된다.,
호박이 있으면 최고이지만 없으면 여러 가지 채소를
적당하게 썰어 넣고 밀가루에 얼음을 동동 올려
기름 듬뿍 뿌려 부침개를 부치기 시작한다.
둘이서만 살기에 보름달 크기의 부침개 한 장이면
점심, 저녁 식사로 넉넉하게 먹는다.
그러나 손이 큰 나는 여러 장의 부침개를 만들어
앞집, 윗집, 아랫집으로 부침개와 초간장을 나른다.
우리 아파트에는 함께 오래 산분들이 이웃들이다.
물론 새로 이사 오는 이웃도 있지만 친하게 지내지
못하기에 부침개 나눔은 꺼려진다.
내가 부침개를 보냈더니 이웃이 상추, 오이, 가지를
신문지에 정성스럽게 싸서 문고리에 걸어 두고 내려갔다.
요즘에는 자식들하고도 뜸하게 보고 사는 세상이니
가깝게 지내는 이웃이 가족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다.
아침부터 냉장고를 뒤지게 하다.
오늘은 6월의 마지막 목요일입니다.
더위와 장맛비에 더 건강 챙기기로 해요.
오늘도 평안한 좋은 날이 되셔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운무가 내려앉은 영월의 밭으로 정성이 익어가는 중이다.
처음 밭에 씨를 뿌릴 때부터 사진이 왔다.
저 긴 밭을 어떻게 다 간수하려시나~~! 걱정을 했다.
지인의 노부부가 3년 전에 제 2의 고향을 영월로 택했다.
농사를 지어 본 일도 없는 도시인 인데
노부부의 정성과 사랑에 땅도 진심을 알고 도와주나 보다.
지인은 밭에서 나오는 채소며 곡식들을 나에게 보내 준다.
물론 다 다듬고 바로 먹을 수 있게 만들어서 보내 준다.
너무나 감사하다, 강원도의 힘을 늘 받아먹게 되어 감동이다.
올 해엔 옥수수 농사가 대풍이라며 기다리라 한다.
청양 고추와 마늘은 절임으로 만들어서 보내온다.
새벽 6시면 이미 밭을 한 바퀴 돌아 집으로 들어간다고~~!
퇴직하면 시골 가서 살고 싶다던 생각도 마음뿐이었다.
남편은 아직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내가 살던 이곳을 떠날 용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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