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쓴 글과 그림

아들 그 마음 변 하지마.!

유쌤9792 2008. 10. 21. 20:17


★ 그림설명; 와트만지에 재활용 CD와
복합재료로 그린 그림.



바다의 소용돌이에 서 있는 사람들.
사람들 속에서 살아 가는 일 그 자체가 파도타기 아닌가.!

가끔은 파도가 데려다 주는 곳으로 의식없이
밀려 갔다가 돌아 오는 것.
그것도 살아가는 일에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아니겠는가?

늘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용기없이 回歸에 묶여사는 우리들.

돌고 돌다가 만나는 인연들도 나를 따라 돌고 있겠지.

제 기능을 다하고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오래 된 플로피디스켓 한 장.
거센파도를 피해선 나에게 벽이 되기도,
배가 되어 주기도 하라고 그림에 붙였다.

버려지는 것이 어디 오래 된 물건 뿐이랴.!!
우리의 기억도, 우리의 사람들도,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

★★ 변하지 마!

좋고, 싫음이 날이 갈 수록 고집스럽게
편을 가르려한다.

그러고 보니 내 좋아하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등등에
다른 얼굴과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듯하다.

한 번 좋다고 생각 한 것은 달이 떠도,
해가 져도 변하려 하지 않고,
한 번 싫다고 생각 한 것은 두 번 다시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저으니...
내 편견과 변덕도 급수를 따지면
아마도 유단자급인 듯하다.

하루는 TV 드라마를 보다가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 이다음에 내가 너희집에 가면
네 색시에게 엄마를 위해 무엇을 만들어
주라고 할껀데...?"

아들은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번개처럼
빠른 대답을 했다.
"응 엄마는 생선을 좋아 하시니깐
삼치 한 마리 잘 구어 놓으라고 하지요.ㅎ"

"어머나, 삼치 한 마리만 구으라고 할꺼냐?
엄마는 삼치 말고 다른 것도 먹고 싶은데 어쩌니....?"
했더니만/

아들은 음흉하게 웃으면서
"그래요, 그럼 탕수육에 울면도 시키라고
이야기 하지요. 뭐!"

< 삼치, 울면, 탕수육, 모밀국수, 왕 만두,....... >

언제부터 먹는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배 고프면 끼니를 떼우는 식의 식사가.

이른 아침부터 지지고, 볶고,
진수성찬을 차리기 위해 분주해도
정작 나 자신은 그 아침 상에 나란히 앉지를 못 한다.

아침 식사 준비를 하면서 두유 한잔과
떡 한 두덩이를 해동시켜 먹는 것이 고작이니..

울엄마가 정성스럽게 챙겨 주시던 아침 밥상.
열 번 부르시면 겨우 눈 비비고 기어 나오 듯
나와 받던 아침 밥상.

엄마의 정성스런 밥상에 늘 고마워 하는 마음 보다는
'자는 사람 깨운다고' 심술을 부리던
내가 엄마의 입장이 되어 아이들을 깨운다.

나처럼 심통을 부리지 않고 식탁에 앉는 내 아이들.

나는 어느새 사랑스런 주인님을 모시는시종이 되다.

잠이 덜 깨어 눈 감고 식사하는 아이 곁에 서서
“오늘 이 음식은 어떼.....??? 맛 있니??"하고 물으면,
내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주 맛 있어. 실험적인 음식인데요....."하며 잠을 깬다.

내가 요리하는 음식들이 거의 다 도발적이고
실험적이라서 아들이 어려워하나!

뭐 그래도,
생선은 구어 주고, 탕수육에 울면도 시켜 준다니.
아들 그 마음 변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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